還甲宴(환갑잔치)
-김삿갓(金炳淵) -
彼坐老人不似人 피좌노인불사인 저기 앉은 저 노인은 사람 같지 않고, 疑是天上降眞仙 의시천상강진선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신선 같도다! 其中七子皆爲盜 기중칠자개위도 슬하의 일곱 아들은 모두 도둑놈들 일세. 偸得碧王獻壽筵 투득벽왕헌수연 왕도복숭아를 훔쳐다가 회갑잔치에 올렸으니!
* 어느 회갑 잔치집에 들른 김삿갓이 음식을 한 상 받고서, 주인이 부르는 운자대로 첫 구절을 읊자, 자식들이 모두 화를 내다가, 둘째 구절을 읊자 이번에는 모두들 좋아하였다. 다시 셋째 구절을 읊자 자식들이 화를 내다가, 마지막 구절을 읊자 모두들 좋아서 웃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시 한 수로 사람들을 화내고 웃기고 하는 김삿갓의 뛰어난 詩才와 재치를 엿볼 수 있다.
* 碧王(벽왕) : 선경(仙境)에서 난다는 푸른 왕도(王 桃)복숭아. 이 복숭아를 먹으면 불임여성은 아이를 낳고 노인은 장수한다는 속설이 있음.
金炳淵 선생(1807~186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