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낸사람 : 엔카 컴나라 운영자 11.07.13 07:27
비에 젖은 오타루(小樽) 풍경
장마가 한 달 가까이 지겹도록 계속된다. 이젠 그쳤으면 싶지만 자연은 인간의 소망에는 그다지 개의치 않는가 보다. 노자의 天地不仁이 떠오르지만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래서 차라리 비오는 정경을 즐기던 시절을 떠올리며 짐짓 느긋해지려 애쓴다.
옛날 노래지만 미소라 히바리가 부른 '비(雨)의 부르스'를 다시 들으니 작년 이맘 때 북해도 오타루(小樽)를 여행하며 종일 비를 맞았던 기억이 난다.
오타루는 이시카리 만[石狩灣]과 접에 접해 있는 항구인데, 검색해보니 '오타루'란 이름은 '모래가 많은 바닷가'를 뜻하는 아이누어 '오타루나이'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시가지는 해안 단구에 있으며 '사카노마치'[坂の町 : 고개 도시]라고 불리며 19세기말에 근대도시로 발전했고. 좋은 천연항만이 있어 홋카이도에서 하코다테[函館] 다음으로 중요한 항구다.
그런데 여행객의 입장에선 오타루 운하가 볼거리고 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 알고 갔는데 어째 비에 젖은 모습이라 실망스럽기는 했으나 그런대로 운치는 있다는 느낌도 든다.
오타루는 겨울에는 눈덮인 설경으로, 여름에는 운치있는 운하의 도시로 이름난 곳이라
배경으로 찍은 오타루운하 다리옆 시계탑은 지금의 온도는 23도이고 시간은 12시 7분전임을 알린다. '지금'이라고 쓰는 우리 말인 줄 알았던 글자를 일본에선 只今이라고 쓰는 모양이다.
오타루운하는 1914년에 착공되어 9년 걸려 완공된 운하로 오타루의 상징이 되는 장소다.
아래 사진은 개인 날의 운하 풍경인데, 하나투어 홈페이지 것을 옮겨왔다.
옛 정취를 살리는 인력거꾼들도 비 오는 날은 공 치는 날인지 한가한 모습이다.
1980년대 시민들의 복원운동에 힘입어 운하는 매립되는 위기를 모면하고 복원사업이 이루어졌고 20세기 초반에 운하를 따라 건설되었던 창고들은 쇼핑점, 박물관, 레스토랑으로 변모하게 됐다고 한다.
가이드가 안내한 '오르골 전시장'은 아기자기한 오르골과 다양한 기념품등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여성 관광객들에게 최고의 인기가 있다고 하나 대충 보기만 하고 나욌더니 눈앞에 낯익은 시계탑이 하나 우뚝 서 있다.
벤쿠버에 있는 시계탑을 그대로 옮겨다 놓았다는데 몇해 전 벤쿠버에 갔을 때 본 적이 있는 시계탑이라 반가웠다.
빗속을 두어 시간 더 달려간 다음 방문지는 삿뽀로의 붉은 벽돌의 구훗카이도 청사 (久北海道廳).'붉은 벽돌의 도청(일본어:아까렝가도쵸')이라는 애칭으로 불리우는 삿포로의 상징 건축물이다. 그러나 비는 여전히 그칠 줄 모르고 어두워질 때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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