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위해 일하게 하라”
<김창준 칼럼-93>
박근혜 대통령이 내정한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는 훌륭한 선택이다. 글로벌 인재를 뽑아 '창조경제'를 이루겠다는 박 대통령 의지가 엿보인다. 모방형이 아닌 첨단기술로 미래 한국의 경제를 발전시키는데 원동력이 되는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 김종훈 후보를 내정한 것은 적절했다.
더욱이 한국 정치에 물들지 않고 정치권 출신이 아닌, 미국의 첨단기술계에서 성공한 기업인이자 과학자인 김종훈 후보는 백인도 흑인도 아닌 한국에서 태어나 15세에 미국으로 건너와 성공한 자랑스런 한국인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벌써부터 비난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국말이 서투른 사람이 어찌 대한민국 장관이 되느냐는 비판이다. 한국에서 태어난 1.5세는 한국말을 빠른 시일 내에 배운다.
신호범 워싱턴 주상원의원은 어렸을 때 고아로 미국에 입양돼 60년 이상을 미국에서 자라서 처음에는 한글을 전혀 몰랐지만 한국을 수십 번 방문하더니 불과 여섯 달 만에 한국말을 배워서 지금은 나보다도 더 잘한다. 교회에 다니면서 한국말로 신앙간증을 할 정도다. 아마도 의학적으로 숨은 잠재의식이 있는 것이 틀림없다.
지금 영어가 국제어가 된 글로벌 시대에 영어를 못하는 장관들이 문제지, 영어는 유창한데 한국말이 약간 서투른 장관이라고 결격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법에 외국인이 장관이 될 수 없다는 규정은 없다. 다만 장관이 되면 국가의 비밀을 조회할 수 있는 특권이 부여됐기 때문에 외국인일 경우 이것이 문제라는 얘기다. 이미 한국 시민권을 취득한 합법적인 대한민국 시민인데 왜 자꾸 외국인이라고 부르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곧 미국 시민권마저 포기하겠다고 통고했다. 그가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려면 어마어마한 금액의 세금, 약 1000억원 정도를 내야 하는데 이는 어려운 결단이다. 이런데도 오직 태어난 조국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이 아름다운 결단을 왜곡하면 안 된다.
미국에서 잘 나가는 김종훈 후보가 뭐가 답답해서 한국에 귀환해 장관을 하겠다는 것일까. 자기가 태어난 자기 부모의 조국이기도 한 한국에 돌아가서 일하고 싶어하는 그 심정을, 외국에 나가 반세기를 살면서 역경 속에서 성공한 경험이 없는 사람은 피가 물보다 진하다는 뜻을 결코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또한 김종훈 후보가 미국 CIA에서 외부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는 데 우려를 하고 있다. 글로벌 통신장비업으로 크게 성공한 사업가로 CIA가 초빙한 단순한 외부 자문위원이지, CIA에 직접 몸을 담고 있던 특수대원은 아니다. 그리고 설사 문제가 있다 해도 미국은 우리의 강력한 우방이자 피를 나눈 동맹국이다.
나도 24세에 미국에 홀로 200달러를 들고 건너와 가난에 뼈저린 고학을 하면서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주류사회에 진출했다. 영어발음이 이상한 동양인인 나를 백인 부자도시에서 시의원에 이어 시장으로 당선시켜주었다. 나중에는 70만 명의 백인 지역구에서 12명의 백인 경쟁자를 물리치고 연방하원의원에까지 당선시켜 일을 하게 했다.
나는 영어발음이 서투른 한국계 미국시민이고 김종훈 후보는 한국말이 서투른 한국계 미국시민 이다. 우린 둘 다 분명히 100% 한국의 피를 가진 한국사람이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 둘 남 모르게 인종차별을 받으면서 역경 속에서 성공했다. 이제 내 조국 한국에 건너가 조국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그를 역차별 하는 것은 너무도 슬픈 일이다.
이제 우리도 세계에 흩어져 사는 우리 동포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 그들을 우리의 형제로 받아들이고 서로 돕고 훌륭한 분들은 불러와서 장관도 시키고 외국에 가면 동포들을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 가능하면 동포 회사들과 거래하고 내 조국이 우리 동포를 잊지 않고 계속 도와주고 있구나 느끼게끔 해줘야 한다.
선거 때가 되면 재외국민 참정권이라며 국회의원들이 해외동포들을 뻔질나게 찾아오다가 막상 선거가 끝나면 나 몰라라 하면서 재외동포에 대한 공약은 하나도 지키지 않는 악습도 이젠 사라져야 한다.**
* 이 칼럼은 2013년 2월 28일자 뉴욕중앙일보에 실렸으며 필자와의 협의로 연우포럼에 게재합니다.(김연우 포럼장)
<필자 소개> 김창준: 前 美연방하원의원(3선), 김창준미래한미재단 이사장
1939년생, 보성고 졸업, 1961년 도미, 美 Univ. of Southern California(USC) 토목공학과(67년), 동대학원 (69년) 졸업/ 한양대 정치학 박사/ 76년 고속도로.하수처리공사 설계회사 Jay Kim Engineering 설립/ 90년 美 캘리포니아 주 다이아몬드바시 시의원. 시장/ 92년 캘리포니아주 제41지구 연방하원의원 당선, 3선 연임 (제 103,104,105대) / 現在 김창준미래한미재단 이사장, 워싱턴 한미포럼 이사장, 대통령실 정책홍보 자문위원, 경기도 명예대사, 한국경제신문 고문, 경북포항시 국제고문 등으로 활동중 /저서: <나는 보수다> <국산정치 미제정치> <흔들어라, 나는 희망을 놓지않는다> / 컬럼: 한국일보 회고록 “김창준의 숨겨진 정치 이야기”, 미주 중앙일보 ‘김창준컬럼’, 워싱턴 WKTV ‘김창준 데스크’,한국경제신문 시사컬럼 ‘김창준의 한국정치 미국정치’등 연재/메일: changjoon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