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정승은 과연 조선시대 최고의 청백리였을까?

보낸사람 : 演好마을 운영자 13.08.02 12:04

 

황희 정승은 과연 조선시대 최고의 청백리였을까?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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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정승은 과연 조선시대 최고의 청백리였을까?     황희 정승은 오늘 날의 국무총리 格인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는 영의정을 18년이나 역임했다. 그리고 조선조 최고의 청백리로 벼슬아치의 표상이요 좌표로 추앙 받았다.   황희정승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나도 많은 일화가 있다 그중에서 황희정승의 청렴에 대한 이야기로는 그가 세상을 하직했을 때에는 장례비용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청빈했다는 이야기고 보면 그분의 청렴은 알만하다.   설화에 의하면 그는 평생 시골 마을의 생원집 보다 못한 작은 집에 거적대기를 깔아 놓고 살면서 있는 것이라곤 누덕누덕 기운 이불과 서책이 전부였으며, 아침 저녁으로 끼니 걱정을 하였고, 그의 장례식에는 딸들이 상복이 하나 밖에 없어 찟어 나누어 입었다고 한다. 또 장마로 집에 비가 새자 방안에서 우산을 받쳐들었다고 하는데, 이는 유관의 얘기가 와전된 것이다. 세종대왕 때 대표적인 청백리는 황희, 허조, 유관, 맹사성을 꼽는다.   정약용은 '왕조 개창 이래 400년(정약용 때까지) 동안 수많은 벼슬아치 중 청백리로 뽑힌 이는 110명에 불과하다'고 개탄했다고 한다.   그런데 황희가 끼니 걱정까지 했을까? 경국대전을 보면 당시 영의정의 녹봉이 쌀 64석, 보리 10석, 콩 23석, 면포 21필로 8~9명의 대가족이 넉넉하게 먹고 살 수 있을 만큼 충분했으며 더구나 황희는 영의정을 18년이나 했고 벼슬을 74년이나 했다. 참고로 종9품의 녹봉은 쌀 9석, 보리 1석, 콩 2석, 면포 2필로 쌀, 보리, 콩을 합쳐도 12석에 불과하여 부부 2명이 간신이 먹을 정도였다. 이러니 민초의 피 땀을 얼마나 수탈했겠는가. 종6품이 되어야 쌀만 24석이 지급되어 노비도 한 두명 둘 수 있고, 당상관과 당하관을 가르는 경계인 정3품이 되면 녹봉이 껑충 뛰어 올라 쌀 47석, 보리 7석, 콩 15석, 면포 17필로 본처 1명에 첩 1명과 자식 3명은 너끈히 부양하고 노비도 한 두명 부릴 수 있었다. 황희 정승은 자식 농사도 잘 지어, 판서까지 한 두째 아들(첫째는 황중생은 庶子) 황치신은 벼슬이 참의에 이르자 큰 집을 짓고 낙성연을 베풀었는데 황희는 "나라의 녹을 먹고 사는 관리가 이렇게 큰 집을 지어 놓고 잔치를 베풀다니 이것은 네가 뇌물을 받아 집을 지은 게 분명하다."라고 자리를 박차고 나와 버렸다 한다. 그렇다면 아버지는 만고의 청백리인데 부전자전이 되지 않은 것은 훈육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수신제가가 먼저일텐데... 나중에 영의정까지 지낸 두째 아들 황수신은 매일같이 기생집에 드나들어 몇 번이나 타일렀으나 아들은 나쁜 버릇을 고치지 않고 기생집에서 밤을 새우는 일이 많자 어느 날 아침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손님, 저희 집을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대는 아비 말을 듣지 않으니 우리 집 사람이 아니고 손님입니다."라고 꾸짖어 그때 부터 아들이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학문에 전념하여 벼슬길에 나갔다고 한다. 그렇다면 벼슬길에 오르지 않아 벌이도 없는 황수신이 무슨 돈으로 기생 방을 제 집 드나들듯 했는지?   아침 저녁으로 끼니를 걱정하고 초상 때는 딸들의 상복 하나 제대로 장만하지 못한 그가 무슨 돈으로 3단으로 조성된 거대한 분묘를 썼는지? 문인석만 해도 4개였다. 아들이 고위직에 있었으니 그럴만도 하지만 그렇다면 자기는 청백리이면서 자식들은 재테크의 귀재라 할 것이며, 종중에서 해 주었을 수도 있고 영의정을 18년 간이나 지냈으니 국장으로 호화 봉분을 조성했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이는 그의 청백리라는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이며 그를 욕 보이는 것은 아닐런지? 나뿐만 아니라 600여년 간 이곳을 탐방한 사람이 수십만 명은 될터인데 나만 이런 삐딱한 생각을 하는 것일가. 내가 황희 정승을 재조명하게 된 동기가 3단으로 조성된 그의 호화봉분과 87세에 관직에 물러나 갈매기와 벗 삼아 여생을 보내려고 임진강 변에 지은 '반구정'을 보고 나서였다.   장수 황씨 문중에서 맞아 죽을 소리일지 모르지만 조선시대 최고의 청백리라고 칭송 받는 황희 정승을 재조명해 보고자 한다. 다음 얘기는 모두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사실이다. 실록을 보면 황희 정승의 비리가 10여 차례 나온다.   사위 서달이 살인을 저질러 이를 무마시키려고 맹사성에게 청탁을 넣었다가 탄핵을 받았고(세종실록 36권 세종9년 6. 21), 옥에 갇힌 역리 박용에게 뇌물(말 한필과 연회)을 받고 선처를 부탁한 바 있고(세종실록 40권 세종10년 6. 14), 교하수령 박도에게 토지를 뇌물로 받고 그의 아들의 인사청탁을 들어준 것(세종실록53권. 세종13년 9. 8) 등이다. 또한 그는 영의정만 18년을 했으니 명절이나 큰일을 치를 때 받은 부조금이 얼마나 될가.   당시 변계량이란 인물이 있었다. 대제학을 지낸 그는 조선 5백 년 역사를 통하여 가장 인색했던 관리로 이름을 떨쳤는데, 고려조부터 네분의 임금을 내려 섬겼고 학문이 높아 세종의 총애를 받았다. 세종이 그를 소중히 여기므로 여러 신료들이 다투어 음식과 일용품을 바쳤다고 한다. 그런데 변계량은 음식에서 냄새가 나고, 썩고, 쥐가 먹고, 곰팡이가 슬어도 노비들이나 하인배들에게 맛보이기는 커녕 썩으면 내다 버렸다 한다. 고린자비를 능가하는 짠돌이 중의 짠돌이었다. 왜 내가 뜬금없이 변계량 얘기를 꺼내냐 하면, 황희도 변계량과 같이 고려말 부터 세종 때까지 벼슬을 한 동시대의 인물이고 황희는 변계량보다 품계가 높았으므로 판서를 위시한 여러 당상관들이 명절이나 대소사에 많은 부조를 했으리라 추정할 수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처신에도 문제가 있어 "제2차 왕자의 난"으로 역적으로 몰려 죽임을 당한 박포의 아내를 그의 집 뒷뜰 토굴에 숨겨 놓고 3년간 통정을 했다 한다.   한 가지 더, 청백리라면 모아둔 재산도 없을터인데, 87세에 사직한 그가 얼마나 더 살겠다고 거금을 들여 정자를 지은 점도 영 마음을 찜찜하게 한다. 친지나 독지가가 지어 주었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평생 청백리로 살아온 그가 퇴직했으므로 "댓가없는 뇌물은 뇌물이 아니다"라는 논리로 정자를 기증 받았을까?   물론 나는 600여년 간 국민적 통념으로 조선조 최고의 청백리로써 꼽는 황희 정승을 貶下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는 역사를 여러 각도에서 보자는 뜻이다. 사람은 신이 아닌 이상 약점과 과오가 없을 수 없다. 완전한 사람은 없다. 조선조의 관리들은 하도 썩어서 황희를 귀감으로 삼고자 한 것은 아닌지. 상대적 청백리가 아닌지. 교과서에 실린 청백리 황희 정승 이야기는 부패가 만연한 세태의 교육용이고, 성인용 역사는 진실을 파해쳐 또다른 교훈을 찾아야 돼지 않을가. 이것이 정사가 아니겠는가. 그런데 여기서 또 한가지 생각해 볼 점은 조선조가 관리에게 최저 생계비도 않되는 녹봉을 주었기에 부패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어쨋던 황희 정승은 조선조 최고의 청백리이고 명재상이다. 이점은 아무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1428년 당시, 황희는 44년째 근무한 최고의 관료였다. 이런 장기 근무자가 많은 노비를 보유하는 것은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황희의 경우에는 44년간 받은 봉급을 감안한다 해도 너무 많은 노비를 거느리고 있었기에 의혹을 받았던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1천 명이나 2천 명 정도의 노비를 보유하면 '노비를 꽤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황희가 보유한 노비 숫자를 확인할 길은 없지만, 만약 몇 십 명 정도를 보유했다면 "근무 연수에 비해 노비가 너무 많다"란 말이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천 명에 가까운 노비를 보유했기 때문에 그런 말이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특경비(특정업무경비)를 갖고 재테크를 잘한 덕분에 그렇게 많은 노비를 모았는지도 모른다. 이런 관료가 어떻게 청백리의 명성을 얻을 수 있었을까?' <세종실록>은 그가 이미지 관리를 잘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사람들과 함께 사안을 의논하거나 자문에 응할 때에 언사가 온화하고 단아하며 사리에 어긋남이 없었기 때문에 세종대왕에게 중후하게 보였던 것이다." 황희의 부정부패가 살아생전에 잘 알려지지 않은 데는 몇 가지 이유가 더 있다. 생전에도 비위 사실이 문제가 된 적이 많았지만, 그는 세종의 최측근이었기 때문에 웬만한 공격이나 비판에는 끄떡도 하지 않았다. 태종 이방원이 황희에게 "내 아들을 부탁한다"고 당부했기 때문에, 세종대왕도 그를 가벼이 대할 수 없었다. 게다가 황희는 정세판단 능력이 기민하고 업무수행능력이 탁월했으며 무엇보다도 주군의 심리를 잘 간파했다. 이렇게 쓸모가 많은 인물이었기 때문에, 태종이나 세종은 그의 결함을 가급적 덮지 않을 수 없었다. 설화에 의하면 세종이 황희를 크게 아껴 탄핵을 면하도록 비리를 저지르지 않게 밀착 감시를 하여, 황희는 '더러워서 비위를 저질르지 않겠다.'고 하여 그 때부터 비리그물에서 벗어났다 한다. 세종과 황희가 모두 세상을 떠난 뒤 <세종실록>을 편찬하는 과정에서 용기 있는 사관들의 노력에 힘입어 황희의 비리가 실록에 기록될 수 있었지만, 이런 사실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구한말까지도 소수의 사람들 외에는 실록을 열람할 수 없었다. 실록을 자유롭게 볼 수 있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몇 십 년도 되지 않는다. 사정이 이랬기 때문에 실록에 기록된 황희의 부정부패는 세상에 쉽게 알려질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전설적 존재가 되어 청빈을 갈구하던 민초들의 입을 거쳐가며 점점 침소봉대되어 조선시대 최상의 청백리로 추앙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황희의 세 아들 중 막내인 영의정 황수신이 죽었을 때 史官이 5글짜를 썼는데, 姓黃心亦黃이라 하였다.   증류수같고 유리창 같은 완벽한 사람은 없다. 증류수에서는 물고기가 살지를 못하고 유리창이 너무 깨끗하면 새가 날라와 부딛쳐 죽고 만다. 평생에 깨끗한 정치를 논하던 공자도 노나라 재상에 올랐으나 그의 정치이상이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맹자는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며 자신의 정치사상을 군주에게 설파하는 유세(遊說)를 했지만 벼슬에는 오르지 않고 제자들을 가르치고 자신의 가르침을 기록에 남기는데 전념했다.   정치와 행정은 현실이다. 정치와 행정은 도덕군자가 설 자리가 아니다. 행정은 현실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하고 변화해야 한다. 국무총리나 장관 등 행정책임자의 선정기준에 도덕적으로 깨끗한 사람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 이전에 먼저 그 사람의 행정능력을 보아야 한다.   과거 우리나라는 1960년 대의 1인당 국민소득 100불에서 오늘 날 2만불에 이르는 산업화과정에서 사회적으로 여러가지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경제행위가 자행되었다. 이에는 누구도 자유스럽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60~80대는 단칸방에서 시작하여 번듯한 집 한채 씩은 가지고 있는 것이 평균이고 보편인 현실이다. 이 과정에서 아무런 범법의식 없이 위장전입도 했고 공무원 박봉에 특수활동비는 일종의 월급보상금이었다. 여기에서 자유로운 공무원은 주변머리가 없는 외골수다.       <蛇足>: 혹시 장수 황씨문중의 항의가 있을까봐 장황하지만 조선왕조실록에 황희에 대한 부분을 소개한다.   황희가 오래 동안 조정의 중요한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대신들의 시기도 많고 탄핵도 많이 당했다. 황희가 처음 탄핵을 당한 것은 임인년(1422) 2월의 사간원 지신사 허성의 상소였다.   “황희는 일찍이 재보(宰輔)되어 난역의 죄를 거짓으로 다루었고 위에서 묻는데 제대로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 외방으로 내쫓기만 했다가 다시 서울로 불러올리니 온나라 신민이 실망하고 있습니다.”   동부대언 곽존중이 상소를 읽자 세종 임금이 중간에 그만 읽으라고 했다. 난역의 죄라고 하는 것은 세자 양녕대군이 세자가 탈선을 일삼자 대신들이 세자 자격이 없다고 했으나 오직 황희만 나이 어려서 그럴 뿐이다 하고 두둔한 말을 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두 번째 구설에 오른 것은 을사년(1425) 황희가 겸직 대사헌으로 있을 때 남원 부사 이간으로부터 유지 안롱(鞍籠)을 뇌물로 받았다는 사건이었다. 안롱이란 수례나 마차에 쓰이는 유지로 만든 우비를 말한다.   그 이듬해 황희는 다시 남원 부사 박희중의 부정을 눈감아 주었다고 사헌부의 탄핵을 받아 집무 정지를 당했으나 그해 3월 직무정지를 해제했다.   그러나 황희는 승승장구하여 이듬해에는 좌의정이 되었다. 세종 임금은 모친상을 당한 황희에게 쌀 등 곡식 50석과 종이 1백 권 등의 많은 부조를 했다. 또한 임금은 상을 치르느라 허약해진 황희를 불러 특별히 고기를 주기도 했었다.   “전하께서 신이 늙어 혹시 병 날까봐 가엾게 여기시어 고기를 먹으라고 하시니 감격하여이다.” 황희가 머리를 조아리며 고기를 먹었다. 2년 뒤 또 다시 탄핵 당하여 의금부에 갇혔다.   좌의정 황희와 우의정 맹사성, 형조판서 서선도 의금부에 수감됐었다. 황희의 사돈인 서선 판서의 아들 서달이 지방의 아전을 때려죽인 사건이 있었는데 황희가 맹사성에게 부탁하여 사건을 조작 하려다 임금의 지시로 진상이 밝혀진 사건이었다.   황희는 이제 늙어서 더 정사를 보지 못하니 사임하겠다고 했으나 임금이 윤허하지 않았다. 이튿날 세종 임금은 좌의정 황희와 우의정 맹사성을 보석 시켰다. 그러나 빗발치는 상소를 더 이상 묵과하지 못하고 사흘 뒤 황희와 맹사성을 파직했다. 이번에도 얼마 안가 황희는 다시 좌의정으로 복직되었다.   복직된 직후인 무신년(1428) 정초, 첨절제사 박유가 청각(靑角) 두 말을 황희 좌의정에게 뇌물로 주려다가 금난사(禁亂使)에게 발각되어 구설수에 올랐다. 같은 해 6월 사헌부에서 황희가 관원 박용의 아내 복덕이라는 여자로부터 말 한필과 술 대접을 받고 이용의 부정을 봐 주었으니 논죄하라는 상소를 올렸다.   황희는 여기에 대항하여 상소를 올려 대질을 요구하였다. “박용의 말과 술대접을 받고 부탁의 편지를 써 주었다는 것은 다 신이 한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사헌부에서는 신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전하께서는 신의 죄는 묻지 말라 하셨으나 온 나라가 바라보고 있는데, 이와 같이 몸을 더럽히는 오명을 얻고 어찌 견디겠습니까? 신이 어찌 심장을 들어내고 집마다 가서 타이르고 해명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변명하지 않으면 세상의 인심이 허위와 진실을 구분하겠습니까? 청컨대 유사에 나아가 대질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황희가 임금 앞에 직접 나아가 눈물을 흘리면서 호소했다.그 이튿날 황희의 아들 황중생이 지신사 정흠지를 찾아왔다. 황중생은 내섬시 여비 출신인 황희의 첩에서 난 아들로 궁내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궁내 대신들과 안면이 많았다.   “아버지가 대감을 통해 상감마마께 말씀을 올리라고 해서 왔습니다.” 지신사는 황중생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어제 사헌부에서 핵문을 받았는데 언사가 공정하지 않고 불손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공정하지 못한 사헌부에서 더 이상 조사 받을 수 없으니 사건을 의금부로 옮겨 조사해 주기를 희망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 이야기뿐이냐?” 지신사가 물었다. “복덕과 대질하게 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지신사가 그대로 임금에게 보고했다.“여자가 정승한테 술대접을 했단 말인가? 그것 믿기 어려운 이야기 아닌가? 자세히 좀 알아 보아라.” 세종 임금은 의금부에서 이용의 처 복덕을 먼저 가두고 국문하라고 명하였다.   조사가 진행중일 때 황희가 다시 임금에게 사직서를 올렸다. “신은 원래 성품이 어리석고 견문이 얕아 쓸 만한 구석이 없고 행실이 빼어난 것도 아닙니다. 태종 상왕을 만나 잘못 기용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성명하신 전하를 섬기게 되었습니다. 털끝만한 보필도 못하면서 재상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신이 노쇠하여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니 실로 죄가 많습니다. 이번에 전하의 일월 같은 밝으심에 힘입어 모함과 허망을 변명하여 밝힐 수 있었습니다. 생각컨대 신이 남에게 신임을 받을 만한 사람도 아니면서 지위가 신하로서 지극한 자리에 있다는 것이 송구스럽습니다. 마침내 신 스스로의 잘못으로 누가 사헌부에까지 미치게 되었습니다. 엎드려 비옵건대 노쇠한 신을 가엾게 여기시어 한산인(閑散人)으로 돌아가게 하여 주십시오.“   그러나 세종 임금은 허락하지 않는다는 비답을 내렸다. “경은 세상을 다스려 이끌 만한 재주와 학문을 지니고 있도다. 아버님이 신임하셨고 관료의 사표가 되기에 충분하도다.”   그러나 황희는 이날 사임하였다. 어느 대신은 황희를 다음과 같이 평하였다. “황희는 정권을 잡은 여러 해 동안 매직하고 형옥(刑獄)을 팔아 뇌물을 받았다. 그가 사람들과 더불어 언사가 온화하고 단아하며 의논하는 것이 다 이치에 맞아 보여 임금에게 무게 있게 보였을 뿐이다.   진실은 그는 심술이 바르지 않으며, 자기에게 거슬리는 자가 있으면 몰래 모함하였다.” 그러나 황희는 얼마가지 않아 다시 정승으로 복귀했다.다시 2년 뒤(1430) 사헌부에서 황희에 대한 상소를 올렸다.   “황희를 벌주시옵소서. 사재주부 태석균이 제주 감목관(監牧監)으로 부임했을 때 말이 많이 죽었습니다. 태석균은 죄를 면하고 녹봉을 받기 위해 관련 상부 관청 여러 군데에 청탁 하였습니다. 그 중 황희에게도 청탁하였는데 황희는 사헌부 집의 이심에게 다시 청탁하였습니다. 황희는 태석균이 불쌍하지 않느냐고 하면서 청탁을 했다고 합니다. 문죄하여 주시옵소서.”   그러나 세종 임금은 조정의 대신을 함부로 파직할 수 없다 하며 윤허하지 않았다. 사헌부도 물러서지 않았다. 더 강력한 상소를 올렸다.   “신 등은 황희가 청탁한 죄에 대하여 상소로 갖추어 보고하였으나 전하께서는 대신을 면직하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시어 허락하지 아니한 점을 심히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이번 일을 그대로 둔다면 신 등은 청탁에 의하여 법을 굽히는 징조가 이제 시작되어 금할 수가 없을까 심히 걱정됩니다. 바라옵건대 전하께서는 그를 파면 추방 하시고 다시는 등용하지 마시와 법을 굽히는 징조를 막으십시오.”   세종 임금은 여러 대관들의 의견을 듣는 등 고민했다. “과오라면 용서되겠으나 고의라면 어찌 용서할 수 있겠습니까? 대신이 고의로 잘못을 저지른 것은 더욱 엄히 다스려야 합니다.” 이갑손이 강력하게 말했다.   “황희는 다만 속히 처리할 것을 말했을 뿐이라는데 그것은 청탁이라 할 수 있을까?” 임금이 황희 편을 들어주려는 것이 역력했다.   “황희가 사헌부에 말하기를 태석균의 죄는 용서해도 된다고 하였으니 이것이 법을 굽히는 일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옛적에는 대신이 죄를 지으면 다만 모욕적인 벌을 내리지 않을 뿐이지 용서하지는 않았습니다. 파면하여 나라의 기강을 바로 잡으십시오.” 대간들이 모두 같은 말을 하였다.   임금은 고민하다가 마침내 황희를 관직에서 파면했다. 그러나 그 후 얼마 가지 않아서 황희는 또다시 복직하였다. 2년 뒤에는 내섬시 주부 박도가 관가의 농토를 부당하게 황희의 어머니 김씨 명의로 해주었으니 진상을 밝히라고 사헌부에서 상소를 올렸다. 또 사간원에서도 황희를 파면하라는 상소를 올렸다.   “영의정 황희가 교하에 있는 둔전(屯田)을 이양 받기를 청하여 사사로운 농장을 삼으려 하였습니다. 이것은 옛날 직부(織婦)의 일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백관의 수반이 되어 부끄러움을 알지 못하니 파면하소서.”   직부의 일이라는 것은 중국 노나라의 재상 부인이 집에서 베를 짜며 채소 농사를 지었는데 이것을 본 재상 공의휴가 ‘내 집에서 베를 짜면 민간의 부인이 무엇을 해먹고 살란 말이냐’하면서 채소를 다 베어버리고 부인을 내쫓았다는 고사를 인용한 것이었다.   그러나 임금은 도승지 안숭선에게 이렇게 말했다. “황희는 국정을 맡은 대신이요, 또 태종 상왕께서 신임하시던 사람이다. 내 어찌 경솔하게 자르겠느냐. 상왕께서는 양녕대군을 세자에서 폐하려 했을 때 황희가 두둔한 일을 회고 하면서 황희는 실로 죄가 없다는 분부와 함께 눈물을 흘리시기 까지 하였다. 어찌 상왕의 뜻을 거스르겠느냐.” 세종 10년 6월 25일자(1428년 8월 6일) <세종실록>에는 모친상 중의 예법 위반으로 비판을 받은 황희가 세종의 만류를 무릅쓰고 좌의정에서 물러났다는 사실을 소개한 뒤, 황희의 부정부패를 노골적으로 고발하는 내용이 나온다. 여기서 먼저 부분은 세종 당시의 사관이 기록한 내용이고, 뒷 부분은 세종과 황희가 모두 세상을 떠난 뒤 <세종실록>을 편찬하는 과정에서 추가된 내용이다. <세종실록>을 편찬할 때 사관들 사이에서는 황희의 행적에 관한 논란이 많았다. 일부 사관들은 황희의 비행을 폭로하고, 나머지 사관들은 "처음 들어본 이야기"라며 "설마 그랬겠냐?"며 믿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결국 황희의 부정부패를 기록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그렇게 해서 추가된 것이 뒷 부분이다. 뒷 부분에 따르면, 황희의 별명은 '청백리 재상'이 아니라 '황금 대사헌'이었다. 요즘 말로 하면 '황금 검찰총장'이었다. 그렇게 불린 것은 황금처럼 빛나게 직무를 수행했기 때문이 아니다. <세종실록>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김익정에 이어 대사헌이 되었다. 둘 다 승려인 설우로부터 금을 받았다. 그때, 사람들은 그들을 '황금 대사헌'이라 불렀다." 대사헌이 된 뒤 승려로부터 황금을 뇌물로 받았기 때문에 그런 별명이 붙은 것이다. 물론 이 별명은 일부 사람들 사이에서만 회자됐다. 대부분 사람들은 황희를 청렴한 인물로 인식했다.   황희의 비리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정무를 담당한 여러 해 동안 매관매직하고 형옥을 팔았다"고 <세종실록>은 말한다. '형옥을 팔았다'는 것은 형사사건 당사자로부터 뇌물을 받고 재판에 개입했다는 뜻이다. 이런 행위를 통해서도 재산을 취득했던 것이다. 황희도 그런 의혹을 받았다. 노비가 재산으로 취급되던 그 시절에, 황희는 "어떻게 저렇게 많은 노비를 거느릴 수 있을까?"라는 의혹을 받았다. 위 날짜의 <세종실록>에 따르면, 그가 아버지 및 장인으로부터 물려받은 노비는 얼마 되지 않는 데 비해, 관료가 된 이후에 보유한 노비가 많아도 너무 많아서 의혹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演好마을 http://cafe.daum.net/enka6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