傳說野談函

[野談] 禹가의 씨앗

bsk5865 2018. 2. 1. 08:59
보낸사람소담 엔카 운영자 <hanin612@hanmail.net> 보낸날짜 : 18.01.31 23:41          

(준야담) "우가의 씨앗"|★....일반 게시판
신나라. | 조회 305 |추천 1 |2018.01.31. 03:43 http://cafe.daum.net/enkamom/KWfw/45679 









- img출처: 고전 연극영화 자료 등 -




(준야담) "우가의 씨앗"



법 없이도 사는 마음씨 착한 우가는 찢어지게 가난한데도 자식들은 바글거려 사람들은 흥부네라 불렀다.


손가락 마디마디가 나무뿌리처럼 되도록 일해도 여덟식구 입에 풀칠하기도 바빠 보릿고개만 되면 초근목피 겨우 목숨을 이어갔다.

그 와중에 우가 마누라는 합방만 했다 하면 배가 불러 또 하나의 입을 만드는 것이다.


어느 날, 노승이 우가네 집에 탁발을 와 좁쌀 한줌을 받아 넣고는 우가의 얼굴을 뚫어지게 보더니


“낳을 아들이 열이요,
키울 아들이 일곱이네”
하고는 휑하니 떠나갔다.

“열을 낳아 일곱을 키운다?
그럼 셋은 죽는다는 말인가?
지금 아이들이 여섯인데
넷을 더 낳는다고?”



한귀로 듣고 다른 귀로 흘려버렸지만 앞으로 살아갈 일을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졌다.


그날 밤, 곰방대 담배 연기만 내뿜던 우가가
바느질하는 마누라에게 말을 꺼냈다.

"여보, 내가 기운이 창창하고 당신의 달거리가 끊어질 날이 까마득하니 식구가 계속 불어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하오.

큰아이가 열여섯이고 둘째가 열넷이니 우리 밭뙈기 농사는 당신과 아이들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오.

나는 이삼년 어디 가서 머슴을 살아 새경을 받아 오겠소.”



우가와 마누라는 부둥켜안고 울었다.

다음날, 우가는 온 식구들의 울음소리를 뒤로하고 길을 떠났다. 며칠 후, 저녁나절. 고향에서 삼백리나 떨어진 이름 모를 마을을 지나다가 말을 탄 선비를 만났다.


“나으리, 말씀 좀 여쭙겠습니다.
이 동네에 하룻밤 묵어갈 주막이 있는지요?”

“없소. 주막 있는 동네까지는 삼십리는 가야 하니,
오늘 밤은 우리 집에서 자고 가시오.”



우가는 선비에게 고맙다는 말을 수없이 하고 뒤를 따라갔다. 선비가 우가에게 어인 일로 이 동네에 발길이 닿았는지 물어,

우가는 자초지종을 얘기했다.
다시 선비가 물었다.


“글을 읽고 쓸 수 있소?”

“어릴 때 조부께서 가르쳐 줘 사자소학에
명심보감까지는 뗐습니다.”





동네 맨 꼭대기에 자리한 선비네 집은 솟을대문에 안채, 바깥채, 사랑채에 하인들의 요사채도 딸린 대궐 같은 부잣집이다.

저녁을 푸짐하게 얻어먹은 우가는 주인 선비의 부탁으로 밤늦게까지 문서를 정리해 줬다.

이튿날 아침, 떠나려는 우가를 선비가 붙잡았다.

그날부터 우가는 선비 집의 집사가 되어 집 안팎의 일을 한점 어긋나지 않게 말끔하게 처리했다.


선비 집의 전답 목록을 들고 소작농을 찾아가 작황을 판정해서 지주 몫을 부과하는데

어찌나 공정한지 항의하는 소작인이 한사람도 없고 저녁에 보고하면 선비도 흡족해 했다.

일년이 되자 선비는 머슴 몫의 두배가 되는 새경을 우가에게 쥐어 줬다. 어느 날 밤, 우가가 장부를 들고 사랑방으로 갔더니 선비가 술잔을 건넸다.


“우집사는 아이가 몇이라 했지?”
“여섯입니다.”
“아들은 몇이고 딸은…?”


우가는 모깃소리만하게 대답했다.

“모두 아들입니다.”


선비는 긴 한숨을 쉬었다.

선비와 후덕한 안방마님 사이엔 아이가 하나도 없어 집안에 웃음소리가 없었다.

달빛이 창호지를
새하얗게 물들인 입추가 지난 어느 날 밤.

“삼신할미도 무심하지.
어찌 이런 집에 아들 하나 점지하지 않을꼬!”


우가가 풀벌레 소리에 잠 못 이루고 있을 때 살며시 문이 열리며 치마 스치는 소리가 나더니 한 여인이 방으로 들어왔다.

“소녀는 이 집 하녀이옵니다.
받아 주십시오.”





치마를 벗고 고쟁이를 벗고 속치마만 입은 채 우가의 품에 안겼다.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꿈이라면 제발 깨지 마라.


여자를 안아 본 지 도대체 얼마 만인가. 허겁지겁 내리던 바지가 벌써 빳빳하게 솟아오른 양물에 걸렸다.

하녀의 옥문도 샘이 솟아올라 허벅지까지 미끈거렸다. 장대비가 쏟아지고 번개가 치며 우가는 몸을 떨었지만 아직도 양물은 죽지 않았다.

두번째 운우는 서두르지 않고 우가가 재주를 부리자, 하녀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세번이나 까무러쳤다. 하녀는 바람처럼 사라졌다.

그로부터 여드레가 지난 날 밤,


또 한 여인이 하녀라며 들어왔는데 전에 들어왔던 여인이 아닌 것이 확실했다. 닷새가 지난 날 밤, 또 다른 여인이 우가의 방에 살며시 들어와 폭풍에 뇌성벽력을 치고는 살며시 빠져나갔다.

석달쯤 지난 어느 날 밤.
집주인 선비가 우가를 불러 가 보니 날카롭게 생긴 두 남정네를 소개했다.


“이분은 지관 어른이고 저 젊은이는
지관보일세. 내일 아침, 두 양반을 모시고
막장골 증조부님 묘소를 보이고 오게나.”



막장골은 고개 넘고 개울 건너 숲 속으로 꺾어져 들어가는 첩첩산중이다. 우가가 앞서고 두사람이 따라왔다. 우가가 고갯마루 묵집에 들어가 마루에 걸터앉아 젊은 지관보에게 물었다.


“손에 든 그게 뭐요?”
“산길을 오르면 목마르다고
술 한병과 안주를 싸 줍디다.”



우가는 그걸 받아 보자기를 풀어 고기 안주를 마당에 던졌다. 순식간의 일이라 지관이 “어어” 하며 보따리를 뺏으려는데 묵집 개가 고기를 먹더니 피를 토하고 쓰러졌다.

지관과 지관보가 하얗게 질려 벌벌 떨었다.
우가가 위엄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디 가서 낮잠이라도 자다가 저녁때 선비한테 가서 구덩이를 파고 나를 묻었다 하고,

증거로 내 저고리를 가지고 가서 보인 후 약정된 돈을 받아 가시오.

나는 머나먼 고향으로 가 두번 다시 나타나지 않을 거요.”


두 살인청부업자는 넋을 잃어 말문이 막혔다. 우가는 발걸음을 돌려 고향집으로 향했다.


내막인즉 이랬다.
지난밤, 모두가 잠든 깊은 삼경에 안방마님이 우가 방에 몰래 들어왔다.


“우집사님, 조용히 들으시오. 석달 전
가장 먼저 이 방에 들어온 하녀는 바로 소녀였고,
여드레 후 두번째 여인은 바깥양반의 첫째 첩, 마지막은 둘째 첩이었소.

모두 바깥양반이 시켜서 한 일입니다. 셋 모두 잉태를 했습니다. 내일 살인청부업자 두 사람이 지관으로 위장해 당신을 죽이려 할 테니….”



우가는 보살인 안방마님이 싸 준 금붙이를 전대에 넣어 허리에 차고 고향으로 내려가며 스님의 말이 떠올랐다.


“낳을 자식은 열이요, 기를 자식은 일곱이라.”

아무리 계산해 봐도 하나가 모자란다.
한데, 우가가 일년 반 만에 집으로 돌아갔더니,
“으앙~” 아기 울음소리가 사립 바깥까지
울려 나왔다.

집을 떠나기 전날 밤, 마누라에게 뿌린 씨앗이 스님의 예언대로 열을 채웠던 것이다.



출처 : 이메일로 받아 옮긴 글
편집 : 신나라입니다.













 

 소담 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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