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든 권력 중심부에서 비리 사건이 터지면 결국에 가서 단 하나의 질문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대통령은 알고 있었는가?" 매우 삼엄하면서 본질적인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해 청와대 사람들은 "대통령은 모르는 일"이라고 방패막이를 세우기도 하고 혹은 ‘침묵’으로 일관하기도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 중의 측근이요, 오른팔 중에 오른팔이라는 김경수 경남지사는 대통령 선거의 여론조작에 공모했다는 혐의로 징역 2년 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우리나라 사법부는 ‘대통령의 오른팔’을 대통령 선거의 댓글조작 ‘공범’으로 판결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야당 국회의원이 아니더라도 어떤 국민이든 이렇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은 알고 있었나. 알고 있었다면 언제부터, 무엇을 알고 있었나. 국민은 물을 권리가 있고 대통령은 직접 대답할 의무가 있다.
미국에 제임스 베이커란 정치인이 있다. 재무장관·국무장관을 역임했다. 이 사람이 닉슨 대통령 ‘워터게이트 사건’의 상원 청문회 때 했던 유명한 질문이 있다. "What did the President know and when did he know it?" 대통령은 무엇을 알고 있는가? 대통령은 언제부터 알았는가? 미 민주당 선거운동본부에 도청장치를 설치했다는, 결국 닉슨을 탄핵 직전까지 몰고 가서 스스로 하야하게 만든 워터게이트 사건에 대해 대통령은 무엇을 알고 있었으며 언제부터 알고 있었는지 물은 것이다.
미국 국민들은 지금도 이 유명한 질문을 똑같이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통령 선거 때 비선 참모였던 로저 스톤이란 사람이 최근에 기소됐는데, 본인은 정작 "나는 무죄다" 하고 있다. 그러자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는 무엇을 알고 있었나, 언제부터 알고 있었나?"하고 묻고 있다. ‘탄핵의 시곗바늘이 째깍째깍 더 빨리 움직이고 있다’는 제목도 보인다(the impeachment clock is ticking faster).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다. 멀게는 김영삼 대통령 때 둘째 아들 김현철 씨가 비리 문제로 투옥되자 국민들은 "대통령은 알고 있었나", 하고 물었다. 김대중 대통령 때 셋째 김홍걸 씨가 투옥됐을 때도 마찬가지였고 가장 유명하게는 노무현 대통령 때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현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640만 달러를 받았다는 사건이 터졌을 때 우리 국민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알고 있었는가? 언제부터 알고 있었는가?"
역사는 소름 돋도록 무서울 만큼 비슷한 장면으로 되풀이 되고 있다. 이제 우리는 국민의 이름으로 묻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경수 지사와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을 알고 있었나. 문 대통령은 어디까지 알고 있었나. 우리는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에게도 묻지 않을 수 없다. 김정숙 여사는 2017년 대통령 선거 유세장에서 드루킹 일당의 사조직인 경인선을 언급하며 "경인선 가자"하고 외친 적이 있기 때문에 김 여사에게도 묻는다. 김 여사는 김경수-드루킹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었나.
문재인 대통령 부부에게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손혜원 의원이 대통령 부인과 중학교·고등학교 동기동창이라는 위세를 등에 업고 목포에 스무 건 넘는 부동산을 사들이는 등 이곳저곳에서 탈법적 월권행위를 일삼았다는 의혹을 알고 있었는가. 문 대통령 부부는 딸 다혜씨 일가족이 태국으로 이주하게 된 경위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고 언제부터 알고 있는가. 손혜원 의원과 딸 다혜 씨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국민들께 대답해야 한다는 생각은 안 해보셨는가.
‘국정원 특활비’가 논란이 됐을 때 지금 여당은 그것이 청와대에 상납됐다는 식으로 비난을 퍼부으며 박근혜 대통령은 알고 있었나 하고 다그쳤다. 삼성이 최순실에게 승마 지원한 것에 대해서도, 정윤회 문건이 터졌을 때도, 지금 여당은 박근혜 대통령은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그와 똑같은 말투로 그와 똑같은 논리로 이제 문재인 대통령에게 묻는다. 문 대통령은 김경수-드루킹 댓글조작을 알고 있었나.
일각에서는 이런 얘기도 한다. "김경수 드루킹 댓글 조작이 없었어도 문재인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됐을 것이고 선거에 결정적인 변화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김광일의 입’은 이런 입장에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김 지사) 그 위로 더 캐면 대선 무효가 문제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니 ‘김광일의 입’은 ‘대선 무효’나 ‘대선 불복종’이란 말 대신 다른 표현을 쓰려 한다. 그것은 ‘정권 탄생의 정의로움’, ‘정권 탄생의 정당성’에 대한 국민들의 삼엄한 질문인 것이다.
김경수 지사는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 판결이 나온다 하더라도 결백을 주장할지 모른다. 그러나 국민들께 총체적이고 포괄적인 정치적 책임을 지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 직접 대답해야 한다. 댓글 여론조작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었고 언제부터 알고 있었는가.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 중의 측근이요, 오른팔 중에 오른팔이라는 김경수 경남지사는 대통령 선거의 여론조작에 공모했다는 혐의로 징역 2년 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우리나라 사법부는 ‘대통령의 오른팔’을 대통령 선거의 댓글조작 ‘공범’으로 판결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야당 국회의원이 아니더라도 어떤 국민이든 이렇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은 알고 있었나. 알고 있었다면 언제부터, 무엇을 알고 있었나. 국민은 물을 권리가 있고 대통령은 직접 대답할 의무가 있다.
미국에 제임스 베이커란 정치인이 있다. 재무장관·국무장관을 역임했다. 이 사람이 닉슨 대통령 ‘워터게이트 사건’의 상원 청문회 때 했던 유명한 질문이 있다. "What did the President know and when did he know it?" 대통령은 무엇을 알고 있는가? 대통령은 언제부터 알았는가? 미 민주당 선거운동본부에 도청장치를 설치했다는, 결국 닉슨을 탄핵 직전까지 몰고 가서 스스로 하야하게 만든 워터게이트 사건에 대해 대통령은 무엇을 알고 있었으며 언제부터 알고 있었는지 물은 것이다.
미국 국민들은 지금도 이 유명한 질문을 똑같이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통령 선거 때 비선 참모였던 로저 스톤이란 사람이 최근에 기소됐는데, 본인은 정작 "나는 무죄다" 하고 있다. 그러자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는 무엇을 알고 있었나, 언제부터 알고 있었나?"하고 묻고 있다. ‘탄핵의 시곗바늘이 째깍째깍 더 빨리 움직이고 있다’는 제목도 보인다(the impeachment clock is ticking faster).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다. 멀게는 김영삼 대통령 때 둘째 아들 김현철 씨가 비리 문제로 투옥되자 국민들은 "대통령은 알고 있었나", 하고 물었다. 김대중 대통령 때 셋째 김홍걸 씨가 투옥됐을 때도 마찬가지였고 가장 유명하게는 노무현 대통령 때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현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640만 달러를 받았다는 사건이 터졌을 때 우리 국민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알고 있었는가? 언제부터 알고 있었는가?"
역사는 소름 돋도록 무서울 만큼 비슷한 장면으로 되풀이 되고 있다. 이제 우리는 국민의 이름으로 묻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경수 지사와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을 알고 있었나. 문 대통령은 어디까지 알고 있었나. 우리는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에게도 묻지 않을 수 없다. 김정숙 여사는 2017년 대통령 선거 유세장에서 드루킹 일당의 사조직인 경인선을 언급하며 "경인선 가자"하고 외친 적이 있기 때문에 김 여사에게도 묻는다. 김 여사는 김경수-드루킹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었나.
문재인 대통령 부부에게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손혜원 의원이 대통령 부인과 중학교·고등학교 동기동창이라는 위세를 등에 업고 목포에 스무 건 넘는 부동산을 사들이는 등 이곳저곳에서 탈법적 월권행위를 일삼았다는 의혹을 알고 있었는가. 문 대통령 부부는 딸 다혜씨 일가족이 태국으로 이주하게 된 경위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고 언제부터 알고 있는가. 손혜원 의원과 딸 다혜 씨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국민들께 대답해야 한다는 생각은 안 해보셨는가.
‘국정원 특활비’가 논란이 됐을 때 지금 여당은 그것이 청와대에 상납됐다는 식으로 비난을 퍼부으며 박근혜 대통령은 알고 있었나 하고 다그쳤다. 삼성이 최순실에게 승마 지원한 것에 대해서도, 정윤회 문건이 터졌을 때도, 지금 여당은 박근혜 대통령은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그와 똑같은 말투로 그와 똑같은 논리로 이제 문재인 대통령에게 묻는다. 문 대통령은 김경수-드루킹 댓글조작을 알고 있었나.
일각에서는 이런 얘기도 한다. "김경수 드루킹 댓글 조작이 없었어도 문재인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됐을 것이고 선거에 결정적인 변화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김광일의 입’은 이런 입장에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김 지사) 그 위로 더 캐면 대선 무효가 문제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니 ‘김광일의 입’은 ‘대선 무효’나 ‘대선 불복종’이란 말 대신 다른 표현을 쓰려 한다. 그것은 ‘정권 탄생의 정의로움’, ‘정권 탄생의 정당성’에 대한 국민들의 삼엄한 질문인 것이다.
김경수 지사는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 판결이 나온다 하더라도 결백을 주장할지 모른다. 그러나 국민들께 총체적이고 포괄적인 정치적 책임을 지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 직접 대답해야 한다. 댓글 여론조작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었고 언제부터 알고 있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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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김광일 논설위원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유튜브 ‘김광일의 입’, 상단 화면을 눌러 감상하십시오.
[김광일 논설위원]
[김광일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