傳說野談函

늙은쥐의 지혜

bsk5865 2013. 1. 11. 18:45

보낸사람 : 演好마을 운영자 13.01.11 18:02

 

늙은쥐의 지혜|☞ 자유게시판
설봉헌 |  http://cafe.daum.net/enka6300/D7cf/23254 

 

늙은쥐의 지혜

옛날에

늙은 쥐 한 마리가 있었다.

이 쥐는

먹을 것을 훔치는 데는 귀신같았다.

그러나

늙으면서 눈이 침침해지고 힘이무쳐 더 이상 제 힘으로는

무엇을 훔쳐 먹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젊은 쥐들이

그에게 가서 먹을 것을 훔치는 법을 배우고 그 대가로

훔쳐온 것을 그에게 나누어주곤 하였다.

그렇게 얼마간의 세월이 지나자

젊은 쥐들이 “이제는 저 늙은 쥐의 기술도 바닥이 나서

우리에게 더 가르쳐 줄 것이 없다” 고 하면서,

마침내 늙은 쥐의 술수를 다 배웠다고

여기고 다시는 먹을 것을 나누어 주지 않았다.

늙은 쥐는

몹시 분했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어느 날 저녁,

시골 아낙네가 밥을 지어놓고 돌로 솥뚜껑을 눌러놓은

채 이웃으로 마실을 나갔다.

젊은 쥐들은

밥을 훔쳐 먹으려고 갖은 꽤를 다 부렸으나, 훔쳐낼

방도가 없었다.

그때 어떤 쥐가 말했다.

“늙은 쥐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겠다.”

다른 쥐들도 모두 그게 좋겠다고 하여 일제히 늙은 쥐에게

몰려가서 방법을 물었다.

그러자 눍은 쥐는

화를 발끈 내면서 말했다.

“너희들은

모두 내게 기술을 배워서 항상 배부르게

먹고 지냈다.

그런데 지금 와서는

나에게 먹을 것을 나누어주지 않는다.

나는 가르쳐 주고 싶지 않다.“

쥐들이

모두 고개를 숙이고 절을 하면서 사죄하고

간청했다.

“저희들이 참으로 잘못하였습니다.

지난일은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는

잘 모시겠으니 부디 밥을 훔쳐낼

방도를 가르쳐주십시오”

그러자 늙은 쥐가 말했다.

“그래 그렇다면 알려주마.

솥에는 발이 세 개 있다.

그 중 발 하나가 놓인 것을 파내면

조금만 파도 솥이 자연히 그쪽으로

기울어져서 저절로 뚜껑이 벗겨질 것이다“

젊은 쥐들이

달려가서 땅을 파냈다.

그러자

과연 늙은 쥐의 말대로 솥뚜껑이 열렸다.

쥐들은

배부르게 실컷 먹은 다음 남은 밥을 싸가지고 와서

늙은 쥐에게 바쳤다.

아, 쥐와 같은 미물도

이와 같은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사람은

어떻겠는가!

이신(李信)의 계책이

노장(老將) 왕전(王翦)의 심사 숙고함에 미치지 못했고,

무현(繆賢)의 지모가

충국만 못했으니, 나이 많은 사람이 젊은 사람보다 사리 판단이

낫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이치는 다만

전쟁터에서 병사를 부리는 일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나라를 다스리는 경륜도

젊은이가 어른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진(秦)나라 변경의 실력자인

목공(穆公)이

‘어른에게 자문을 구하면 잘못되는 일이 없다’고 한것은

이를 두고 한 말이다.

그런데 오늘날

나라가 되어 가는 꼴을 보면 국권은 경험도 없는

어린아이에게 맡기고 늙은이들은

수수방관하며 입을 꼭 다문 채 말을 하지 않고 있다.

어쩌다

요긴한 말을 했다 하드라도 도리어 견책이나 당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일을

앞에 말한 쥐의 일과 견주어 보면 사람이 하는 것이

쥐가 하는 것보다 못하니, 탄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글은

조선 중기의 문신이요 학자인 고상안(高尙顔, 1553∼1623)글이다.

고상안의 자는 사물(思勿) 호는(泰村)으로

풍기군수(豊基郡守)로 지내다가 벼슬에서

물러나 농사와 학문에 전념하였다.

작품으로는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를 비릇하여 저서<효빈잡기(效顰雜記),

시문집<퇴촌집(泰村集)> 등이 있다.

노장 왕전의 심사숙고란

秦나라의 젊은 장수 李信이

용기만 믿고서 60만 대군을 요청한

늙은 장수 王翦을 겁쟁이라고 비웃으며

20만 군대를 이끌고 적진으로 진격했다가 패한 이야기고

무현의 지모

무현은 진나라의 최고의 환관으로.

조나라가 진나라에게 조나라의 성 15개를

빼앗기게 되자 그의 가신이었던 인상여를

진나라에 보내 그의 지략으로 하여금 나라를

구하게 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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