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낸사람 : 심산사랑방 운영자 13.04.01 17:48
옛날에 시골 마을에 어떤 선비 하나가 살고 있었다. 익혔으되,살기가 무척 어려웠다. 벼슬을 못하여 녹을 받지 못하는데다, 기울 수밖에 없었다. 물려받은 재산이 다 떨어지니 얻어먹지 않으면 굶어죽을 지경 이되고 말았다.
그때 함께 글을 배운 친구 하나가 과거에 급제해서한양에서 벼슬 살이를 하고 있었다. 그 사람이 언젠가 말하기를, "살기 어렵거든 우리 집에 와서 쌀이라도 갖다 먹고 해라." 이 선비가 먹고살 방도가 없으니 그 말만 믿고서 한양으로 친구를 찾아가는 판이다. 한양까지 짚신을 신고 걸어서 가려 몇날 며칠이 걸릴지 모를 일이었다.
'아이쿠 이거 큰일났구나! 어찌나 반가운지 숨을 헐떡이면서 찾아가고 보니 꽤나 그럴싸한 기와집이다. 문을 두드려 주인을 부르자 뜻밖에도 천하
그러자 선비가 사정 얘기를 하면서 하룻밤 묵어가게 해달라고 청했다. 하여간 이밤중에 다른델 가시지도 못할테니 안으로 들어오세요. 조금 있다가 "시장하실테니 좀 드세요." 하면서 음식을 차려오는데, '이상하군. 이 산속에서 어찌 이런 만반진수를! 가릴 것 없이 맛있게 먹는 것이었다.
먹고 나서 궁금증이 나서 여인한테 묻는다. "부인 혼자 계신 에서 이리 대접을 받으니 송구합니다. 그런데 어찌 이 산속에 혼자 계시는지요?" 산속으로 숨어들었답니다. " 하면서 한숨을 쉬는 것이었다. 소매를 붙잡으면서, "이것도 인연이라고 어렵게 찾아오신 터인데 하루만 더 쉬다가 가시지요. 어째 보내기가 싫습니다."
마음이 동해서 갈 길도 잊고 그 집에 주저앉고 말았다. 하루종일 편안히 쉬면서 진수 성찬을 대접 받고는 밤이 되어 한 이불 속에 들어가니 모든 것이 꿈만 같다.
한번 그렇게 정을 나누고 보니 발걸음이 '이거 큰일났구나. 우리 집 식구들이 다 굶어죽게 되지 않았는가.정신을 차려야 해.' "아무 걱정 말고 더 쉬다 가세요. 보내 두었답니다." "그게 사실이오?"
그러자 선비는 다시 또 그 집에 머물면서 갖은 대접을 받으며 즐거운 날을 보냈다. 그렇게 달포가 지나자 선비는, ! "아무래도 안 되겠소. 내 꼭 다시 오리다." 그러자 여인은, "알았습니다. 다시 꼭 오셔야만 합니다. 내주는 것이었다. 선비가 집에 당도하자 아내와 자식들이 뛰어나와서 반갑게 선비를 맞이한다. "수고하셨습니다.
금은보화를 많이 보냈는지요. 잘만 하면 평생을 먹고살 수 있겠어요." "아 그럼 내 친구인데 오죽할까!" '세상에 덕을 봐도 이렇게 단단히 볼 수가 있나!'선비가 집에서 두어 달을 묵으려니 자꾸만 그 여인 생각이 나서 참을 수가 없다.
'사람의 도리로 보더라도 가서 인사를 하는 게 마땅하지 않은가?' 이렇게 그럴싸한 명분까지 만들어서는 여인을 찾아 길을 떠나는참이다. 집이 보일락 말락 하는 곳에 이르렀을 때다. 뜻하지 않게 누군가가 자기 이름을 부르는 것이었다."이보게, 잠깐 내 말을 들어보게. 선비가 놀라서 살펴보니 백발이 성성한 어떤 노인네가 오동나무 밑에서 자기를 부르고 있다. "노인장은 뉘십니까?
"내 말을 잘 듣게나. 나로 말하면 하늘 나라에 계신 자네 그분 부탁으로 이렇게 온 거야. 어떤가, 자네 지금 웬 여자를 찾아가는 길이 아닌가?" 그렇게 모른단 말인가? 그 여자는 사람이 아니라 요귀야. 천년 묵은 구렁이가 둔갑한 거란 말일세. 있는 중이야."
"믿기지 않거든 내 하라는 대로 해보게. 그 집에 당도해서는 문으로 들어가지 말고 살짝 뒷담을 넘어 들어가 방안을 엿보란 말이야.! "그런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하지요? 방법은 한 가지뿐이야 그 여자가 밥상을 차려오거든 밥을 한 술 떠서 입에 물었다가 여자를 향해 확 뱉어 버리라구. 그렇게 해야만 죽음을 면할 수 있어. 명심하게."
사라지는 것이었다. 여자의 집에 당도한 선비는 문앞에서 잠깐 손가락에 침을 발라 문구멍을 뚫고서 안을 선비는 그만 오금이 다 저려 왔지만, 마음을 단단히 다잡고는 다시 담을넘어 대문으로 와서 문을 두드려 주인을 찾았다.
반갑게 맞이한다. 어서 들어가세요." 선비가 방에 앉아 기다리자니 여인이 전처럼 진수성찬을 차려서 내오는 것이었다. 분길같은 손으로 선비의 손에 숟가락을 쥐어 주면서, "식기 전에 어서 드세요. "하고 아름다운 음성 으로 권하는 것이다.
밥을 한 숟가락 떠서 입에 집어넣은 걸 뱉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뱉으면 나는 살고 저 여자는 죽겠지. 그러나 따져보면 저 여인 덕에 내가 갖은 '선비는 여인을 한번 바라보더니, 밥을 꼭꼭 씹어서 목구멍으로 꿀떡 삼켰다. 그렇게 밥 한 그릇을 남김없이 비웠다.
"선비님, 어찌 그 밥을 내게 뱉지 않으셨단 말씀입니까?" 그러자 선비가 그만 깜짝 놀라서, "아니, 그 일을 알고 있었단 말이오?" 그러자 여인이 말했다. "알다뿐이겠습니까. 알아도 말을 할 수가 없었던 거지요." "선비님이 만난 백발노인은 천년 묵은 지네랍니다.
얻으면 용이 돼서 올라가게 되는지라 그 일을 방해하려고 그렇게 나타났던 것이랍니다. 승천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감격에 겨워서 눈물까지 글썽이는 것이었다. 나는 그간에 입은 은혜가 과한지라 차라리 나 혼자 죽고 말자고 작정했었다오." 해를 당했겠지요.
판이니 어찌 안 그렇겠습니까. 이제 다 잘 되었으니 걱정마세요. 길이 평안하세요." 그 말과 함께 갑자기 뇌성벽력이 치면서 천지가 진동하니 선비는 히뜩 정신을 잃고 말았다. 한참 만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기와집은 온데간데없고 놀라서 주변을 살펴보니 큰 바위 밑에 구렁
그후 선비가 집에 돌아온 뒤로 모든 하는일이 술술 잘 풀려서 평생을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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