傳說野談函

[骨童品橫財] 청자 고양이 밥그릇

bsk5865 2013. 10. 15. 21:32

보낸사람: 소담 엔카 운영자 13.10.15 21:01

 

청자 고양이 밥그릇 |★....일반 게시판
황성욱 | http://cafe.daum.net/enkamom/KWfw/13725 

청자 고양이 밥그릇


1930년 경, 인사동에서 골동가게를 하던 박모(朴某) 씨가 골동품을 사기 위해 장호원 쪽을 돌아다니고 있을 때였다. 날이 저물어 주막집을 찾아든 그는 저녁상을 받고는 느긋하게 밥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무심코 마루 끝에서 밥을 먹고 있는 고양이를 보고는 눈이 번쩍 띄었다. 고양이를 보고 놀란 것이 아니라 고양이 밥그릇을 보고 놀란 것이다.

비취색이 은은히 감돌며 형태 또한 온전한 청자 대접이었고, 흑백색으로 상감된 모란에서 금방이라도 향기가 풍겨 나올 것만 같았다.

 

박모 씨는 저녁을 드는 둥 마는 둥한 뒤에 상을 물리고는 주안상을 보기좋게 차려 주막집 주인을 불렀다. “저 고양이 예쁘게도 잘 생겼네요.” 주거니 받거니 술이 거나해졌을 무렵, 그는 주인에게 넌즈시 고양이 칭찬을 시작했다. “글쎄, 우리 집에는 어떻게나 쥐가 많은 지 여간 속이 상하지 않아요. 주인장, 저 고양이 나에게 파시오. 내 두둑히 처 드리죠.” “어떻게 고양이를 돈을 받고 팔겠어요. 술도 얻어 먹었으니 거져 드리지요.” “어디 그럴수가 있나요.” 박씨는 쌈지를 열고 3원을 꺼내 주인에게 주었다.

 

주인은 미안한 표정은 지으면서도 싫지않는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주인장. 고양이란 놈은 원래 성질이 고약해 주인보다는 제 집을 더 귀중하게 여긴다고 합니다. 이사를 가면 개는 주인을 따라가지만 고양이는 자기가 살던 집으로 돌아간다나요. 참으로 영악한 짐승이지요.” “그래요? 처음 듣는 말이네요. 그래서 고양이를 요물이라고 하나 보지요.”

 

“그래서 말인데요, 고양이는 자기가 먹던 밥그릇에 밥을 주어야 좋아한답니다. 그러니 밥그릇까지 가져가면 안되겠습니까?” 박씨는 마른 침을 삼키며 주인의 눈치를 살폈다. 그러자 마음씨 좋은 주인은 별 생각없이 단숨에 허락했다. “그러시지요. 고양이도 없는데 밥그릇이 무슨 소용있겠어요.”

이 튿날 아침, 박씨는 서울로 올라와 단골로 거래하던 이나가키(稱垣)의 집으로 달려갔다. 때깔이 곱고 모란이 근사하게 수놓아진 청자대접을 보고, 이나가키는 대접값으로 150원, 고양이 값으로 5원 도합 155원을 기분좋게 내주었다. 박씨는 따끈한 술에 사시미까지 실컷 얻어먹고는 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돌아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