傳說野談函

47년 만에 되살아난다… 영도다리 이야기

bsk5865 2013. 11. 21. 22:57

보낸사람 : 심산사랑방 운영자 13.11.21 19:31

 

47년 만에 되살아난다… 영도다리 이야기|▤=▶ 자유 (dream님)
dream |  http://cafe.daum.net/kso195/Qbfx/551 

 

47년 만에 되살아난다… 영도다리 이야기

  • 부산의 명물 영도다리(공식 명칭 영도대교)가 오는 27일 돌아옵니다. 물론 영도다리는 1934년 개통 이래 늘 그 자리에 있었죠. 하지만 영도다리를 유명하게 만들었던 도개(跳開) 기능 즉 다리를 들어 올렸다 내리기는 1966년 중단됐습니다. 부산 영도구 대교동과 중구 대청동을 연결하는, 평범한 다리에 불과하게 됐죠. 그런데 오는 27일 영도다리의 도개 기능이 47년 만에 복원됩니다. 매일 한 차례 정오에 다리를 들고 내리는 시간 4분을 포함, 총 15분 동안 도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영도다리의 귀환을 환영하기 위해 '주말매거진'이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영도다리를 건너 그동안 해운대 등에 묻혀 잊혔던 영도를 둘러 봤습니다. 전국 어디서도 찾기 힘든 유서 깊고 독특한 볼거리와 맛집이 구석구석 숨어 있는 동네가 영도이더군요. 영도다리와 영도의 매력을 새롭게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부산 영도(影島)를 돌아보기 위해 영도구 문화해설사협의회 황동웅 회장과 영도다리에서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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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통배 타고 드나들던 섬

    한적한 섬마을이던 영도에 인구가 늘어나게 된 건 1876년 일제와 강화조약으로 부산이 개항되면서부터입니다. 국내 최초의 현대식 조선소인 ‘다나카조선소’가 여기 생겼고, 이후 많은 조선소와 철공소가 들어섰습니다. 1890년대 영도 사람들이 뭍으로 나가려면 나룻배를 이용했습니다. 1914년 통통배라 부르는 동력선이 등장했죠.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배편으로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1931년 영도다리 건설을 시작해 1934년 완공됐습니다.”

    영도다리는 당시 대단한 볼거리였다. 하루 최대 7차례 다리를 들어 올렸다가 내리는 광경을 보러 인파가 몰렸다. 황 회장은 “6·25 때 피란민이 다른 도시보다 부산으로 몰려든 건 영도다리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영도다리는 당시 전국적으로 유명했죠. ‘헤어지면 영도다리에서 만나자’ 가족들과 약속하고 피란길에 올랐던 겁니다.”

     

  • 영도다리는 1966년 도개(跳開) 기능을 멈추었다. 다리를 들었다 내리는 기계가 낡았고, 교통량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영도로 들어가는 수도관이 다리 위에 놓이면서 다리를 들어 올릴 수 없게 됐다. 27일 도개 기능이 복원되는 건 다리 옆에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는 게 계기가 됐다. 임경모 부산시 도로계획과장은 “롯데건설이 영도다리 옆 시청 소유 땅을 구입해 107층 건물을 짓기로 하면서 늘어나는 교통량을 소화하기 위해 영도다리의 기존 4개 차로를 6차선으로 확장했다”며 “이 공사를 벌이면서 영도다리의 도개 기능도 재현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고 했다.

     

    부산에 제주 해녀가 있네

    황 회장과 영도를 더 돌아보기 위해 차를 타고 절영로를 달렸다. 이(2)송도삼거리를 지나면서부터 절영로 오른쪽으로 바다가 펼쳐진다. ‘절영해랑길’이라고도 부르는 절영로의 이 구간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어느 전망대건 풍광이 탁월하다. 발아래 해안을 따라 길이 보인다. ‘부산갈맷길’ 3구간에 속하는 ‘절영해안산책로’이다.

    절영해랑길과 절영해안산책로 사이 비탈진 언덕에 알록달록하게 칠한 집들이 정답게 모여 있다. 행정구역으론 영선동인데, 인터넷 검색엔진에서 찾아보면 이름 없이 ‘재정비촉진지구’라고 나온다. 부산 사하구 감천마을이 ‘한국의 산토리니’란 별명과 함께 유명해졌지만, 바다를 향해 급하게 떨어지는 언덕에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이곳이야말로 산토리니에 더 가까운 풍광이다.

    절영해랑길과 산책로가 만나는 지점쯤에 중리해변이 있다. 황 회장은 바닷가 외진 길로 안내했다. 콘크리트로 거칠게 만든 방파제 비슷한 곳에 포장마차처럼 생긴 구조물들이 있었다. 황 회장이 “중리 해녀촌”이라 했다. “영도에는 타지에서 온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제주 분들이 많아요. ‘제주도민회관’과 ‘제주은행’이 있을 정도지요. 여기 해녀촌은 제주에서 온 해녀들이 모여 있는 곳이죠. 한때 수십 명 됐는데, 지금은 15명 정도 돼요.”

    (좌) '한국의 산토리니'로 불리는 영도 영선동 (우) 영도 중리해녀촌에서 물질을 마친 해녀가 뭍으로 올라왔다.

    시인이자 문화공간 수이재(守怡齋) 대표 최원준씨는 “부산은 다양한 문화를 품은 도시”라면서 “그중 영도는 부산의 문화적 다양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라고 했다.

     

  • 절영해안산책로

    영도 절영해안산책로
     

     

    이럴 수가, 해녀가 바로 따오는 돌멍게… 여기구나, 부산 돼지국밥의 원조 

  • 부산 음식문화에 해박한 문화공간 수이재 대표 최원준(시인)씨는 "부산에 맛의 다양성이 존재하는 건 서로 물어뜯거나 해치지 않고 두고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북에서 내려온 피란민이나 호남·제주 출신으로 부산에 정착한 이들이 가져온 다양한 음식을 부정하는 대신 관용하고 환영했으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부산화했다는 것이다. 부산이 가진 맛의 다양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영도에서 오래된 식당, 그리고 영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음식들을 맛봤다.

     

    중리해녀촌

    부산 영도 중리해녀촌의 해질녁 풍경

    제주도에 가도 하기 힘든 경험을 부산 영도에서 하게 될 줄이야. 제주말 쓰는 해녀가 바다에 들어가 돌멍게를 바로 따서 내준다.

    싱싱하고 향긋한 돌멍게와 멍게, 소라, 성게를 3만원이면 푸짐하게 맛볼 수 있다. 문어는 2만원. 생선회는 팔지 않는다. 영도 아니 부산을 통틀어 가장 바다 분위기 물씬한 곳일 듯하다. 정오부터 해질 때까지만 영업한다. 술은 해녀들이 팔지 않고 가게에서 별도로 사다가 마셔야 한다. 중리해변 끄트머리에 있다.

     

  • 영도소문난돼지국밥

    최원준 대표가 "돼지국밥 맛의 원형을 보여주는 식당"이라길래 찾아갔다. 올해까지 75년 4대째로, 기록상으로는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돼지국밥집이라고 한다. 돼지뼈로만 뽑은 국물은 자연스러운 뽀얀 빛깔이면서 잡내 없이 깨끗하다. 이 국물에 밥을 말고 그 위에 따로 삶은 돼지고기를 얹어 준다. 대교동2가 170-3, (051)416-1546

     

    남항시장 빙장회

    시장통에 '빙장회'란 간판을 단 식당이 7~8곳 보였다. 최원준씨는 "빙장회(氷藏膾)란 얼음(氷)에 저장(藏)시킨 생선회라는 뜻"이라며 "전남 여수의 선어회 문화가 들어온 것"이라고 했다. "부산은 산 생선을 잡은 활어회 문화입니다. 그런데 호남 분들은 생선을 숙성시키면 씹는 맛은 떨어지지만 감칠맛이 확 좋아진다는 걸 알고 있었나봐요." 가게마다 사각형 유리함에 얼음과 생선을 채워놨다.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며칠까지도 숙성시킨다. 민어·방어·삼치 따위를 모둠으로 한 접시에 2만~5만원쯤 한다.

    제주할매순대국밥

    영도는 제주 출신이 많은 곳. 당연히 제주 사람들이 즐기는 돼지고기와 돼지의 여러 부속을 이용한 음식이 흔하다. 당면이 들어가지 않는 제주 전통식 순대는 아니지만, 국물이 잡내·잡미 없이 구수하다. 그런데 수육으로 나온 돼지고기에 감동했다. 살과 비계가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오겹살이 촉촉하면서도 부드럽고 고소하면서도 싱싱하다. 순대국밥 5000원, 수육 1만·2만원. 남항시장 안, (051)416-8410

    (왼쪽부터) '왔다식당'의 스지된장전골 / '와글와글' 라밥

    왔다식당 스지전골

    '스지'는 소힘줄을 뜻하는 일본말. 일본 어묵탕에 빠지지 않는 재료다. 이 소힘줄을 넣고 끓인 스지전골(1만2000·1만5000·2만원)과 스지김치찌개(6000), 스지된장찌개(6000원) 등을 판다. 소힘줄만 더했을 뿐인데 국물이 훨씬 구수하면서 감칠맛이 난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소힘줄 씹는 맛도 좋다. 소힘줄 자체의 맛을 즐긴다면 국물이 맑은 전골을 추천한다. 된장전골과 김치전골도 있는데, 찌개를 2~4인 분량으로 늘린 것일 뿐 맛은 같다. 청학2동 148-163, (051)412-2676

    와글와글 라밥

    라밥은 '라면밥볶이'의 줄임말. 떡볶이 국물에 라면 사리와 밥, 치즈가루, 설탕, 비엔나소시지를 넣고 졸이듯 볶은 다음 김가루를 듬뿍 얹어서 낸다. 좀 맵고 꽤 달다. 잘 만든 음식은 분명 아닌데, 희한하게 멈출 수 없이 계속 먹게 되는 중독성이 있다. 부산체육고 정문 맞은편에 있어선지 양이 엄청나게 많다. 5000원·1만원짜리 2가지가 있는데, 1만원짜리를 남자 어른 셋이 다 먹기 버겁다.

    (왼쪽 위부터) 영도 골목분식 / 분식집 아주머니가 손님을 맞고 있다. /
    '골목분식'의 비빔라면

    골목분식 비빔라면

    다세대주택 반지하층에 뿌연 미닫이 유리문이 있다. 불이 꺼져 있어 문 닫은 듯 보이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들어간다. 형광등을 켜려 하면 주인 할아버지가 “전기세 나간다”며 못 켜게 한다.

    비빔라면은 삶아서 익힌 뒤 찬물에 씻은 라면국수를 라면수프 가루와 설탕에 무쳐 낸다. 매운 라면수프와 설탕 단맛의 조화가 미묘하다. 소 2000원, 대 2500원, 특 3000원. 양이 적으니 두려워 말고 ‘대’나 ‘특’을 주문할 것. ‘와글와글’이 있는 골목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보인다.

      

     시락국밥과 숙성회를 잘하는 '달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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