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 힘든 비정상적 고각으로 우주까지 갔다 예상 해역 낙하 ICBM 개발 급진전될 가능성… 美 "극악무도한 행위" 맹비난
전문가들 "고각 발사는 고난도… 北 미사일 기술에 상당한 진전" 괌 기지는 美공군의 전략 거점, 유사시 한반도 증원 차질 우려 "核장착땐 美도 쉽게 못움직여"
북한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은 23일 "전략 탄도로케트 '화성-10' 시험 발사를 성공했다"며 "시험 발사는 고각(高角) 발사 체제로 진행돼 최대 정점 고도 1413.6㎞까지 상승 비행, 400㎞ 전방의 예정된 목표 수역에 정확히 낙탄되었다"고 발표했다. '화성-10'은 전날 발사된 '무수단 미사일'의 북한식 명칭이다.
이에 대해 우리 군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이 상당한 기술적 진전을 이룬 셈"이라고 했다. 조시 어니스트 미 백악관 대변인은 "국제적 의무를 어긴 극악무도한(flagrant) 위반 행위"라고 비난했다.
◇최소 사거리 이내 고각(高角) 발사는 고난도 기술
수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일정 고도에 도달하면 45도 안팎의 각도로 날아 올라간 이후 각도를 더 낮춰 타원형 궤도를 그리며 비행한다. 물리학적으로 계산하면 진공 수평 상태에선 45도 각도로 물건을 쏘아 올릴 때 가장 멀리 날아간다. 그러나 지구 표면이 곡면(曲面)이고 공기저항도 있기 때문에 중장거리 미사일은 45도보다 낮은 각도로 쏘는 것이 가장 멀리 날아간다. 이런 이유 때문에 중거리 미사일은 비행 각도 30~35도 정도로 발사한다.
이번 무수단 발사 성공으로 북한은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최대 사거리 1만~1만2000㎞의 KN-08·14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도 급진전을 이룰 가능성이 커졌다.
이 ICBM들은 무수단 미사일 엔진 2기를 장착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시험 발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강한 출력을 가진 신형 무수단 엔진 개발 성공으로 머지않은 장래에 KN-08·14 시험 발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ICBM 개발의 기술적 난관 중 하나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 개발에도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ICBM의 최대 낙하 속도는 마하 20~25 (음속의 20~25배)로 탄두(彈頭) 부분에는 6000~7000도의 마찰열이 발생한다. 이번 무수단의 최대 낙하 속도는 마하 15 안팎으로 분석된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무수단 시험 발사가 상당 수준 성공함에 따라 올 초부터 계속 검토 중인 미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의 주한 미군 배치를 서두르는 등 다각적인 대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