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05일 일요일, 06시 37분 06초 +0900 |
귀 촉 도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임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西域) 삼만리 흰 옷깃 여며여며 가옵신 임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巴蜀) 삼만리
신이나 삼아줄 걸, 슬픈 사연의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 부질없는 이 머리털 엮어 드릴 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하늘 구비구비 은핫물 목이 젖은 새. 차마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임아.
- < 춘추 >(19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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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별(死別)한 임을 향한 정한(情恨)과 슬픔을 처절하게 노래한 시로 보인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머나먼 죽음의 길로 떠난 임에 대해 여인이 느끼는 회한과 슬픔이 애절히 노래되고 있다. 임이 떠나 버린 뒤에는 머리털(생명 상징)마저 부질없는 것이 되어 버렸다는 시적 자아의 진술을 통해 우리는 이 시가 지닌 정서의 깊이와 폭을 짐작할 수 있다. '임의 부재(不在)'를 드러내는 것은 우리 문학의 중요한 전통 중의 하나다. 이 작품이 '임의 부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恨)'의 미학을 표현하는 우리 문학의 전통과 접맥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정서를 표출하려는 시인의 의도는 전통적 소재를 통해 구체화된다. 즉 '진달래', '육날 메투리', '은장도', '은하ㅅ물', '귀촉도' 등의 시어는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지배하면서 주제 의식을 직접적으로 드러내 준다.
◆ 관련고사 촉(蜀, 지금의 四川省) 나라에 이름이 두우(杜宇)요, 제호(帝號)를 망제(望帝)라고 하는 왕이 있었다. 어느 날 망제가 문산이라는 산 밑을 흐르는 강가에 나왔는데, 물에 빠져 죽은 시체 하나가 떠내려 오더니, 망제 앞에 와서 눈을 뜨고 살아 났다. 망제는 이상하게 생각하고 그를 데리고 와서 물어보니, "저는 형주 땅에 사는 별령(鼈靈)이라는 사람으로, 강에 나왔다가 잘못해서 빠져 죽었는데, 어떻게 흐르는 물을 거슬러 여기를 왔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망제가 생각하길, 이는 하늘이 나에게 어진 사람을 보내주신 것이라 여기고, 별령에게 집을 주고 장가를 들게 하고 정승으로 삼아 나라일도 맡겼다. 망제는 나이도 어릴 뿐 아니라 마음이 약한 사람이었다. 이것을 본 별령은 은연 중 음흉한 마음을 품고 망제의 좌우에 있는 대신이며 하인까지도 모두 매수하여 자기 심복(心腹)으로 만들고 정권을 마음대로 휘둘렀다. 그 때 별령에게는 딸 하나가 있었는데, 얼굴이 천하의 절색이었다. 별령은 이 딸을 망제에게 바쳤다. 망제는 크게 기뻐하여 나라 일을 모두 장인 별령에게 맡겨 버리고 밤낮 미인을 끼고 궁중에 깊이 앉아 바깥 일은 전연 모르고 지냈다. 이런 중 별령은 마음 놓고 모든 공작을 다해 마침내 여러 대신과 협력하여 망제를 국외로 몰아내고 자신이 왕이 되었다. 망제는 일조일석에 나라를 빼앗기고 쫓겨나오니 그 원통함을 참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그는 죽어서 두견새가 되어 밤마다 불여귀(不如歸)를 부르짖어 목구멍에서 피가 나도록 울고 또 울었다. 후세 사람들은 그를 원조(怨鳥), 두우(杜宇), 귀촉도(歸蜀途) 또는 망제혼(望帝魂)이라하여 망제의 죽은 혼이 새가 된 것이라 말들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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