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옹정기(醉翁亭記)
環滁皆山也라.
其西南諸峰에 林壑尤美하며 望之蔚然而深秀者는 瑯琊也라.
山行六七里에 漸聞水聲潺潺하야 而瀉出于兩峰之間者는 釀泉也라.
峰回路轉에 有亭翼然하야 臨于泉上者는 醉翁亭也라.
作亭者誰오? 山之僧智仙也라.
名之者誰오? 太守自謂也라.
太守與客으로 來飮于此할새 飮少輒醉하고 而年又最高라.
故로 自號曰 醉翁也라.
醉翁之意는 不在酒요 在乎山水之樂也라.
山水之樂은 得之心而寓之酒也라.
저주(滁州)를 둘러싸고 있는 것은 모두 산이다.
그 서남쪽에 여러 산봉우리에는 숲과 골짜기가 더욱 아름다워
바라봄에 울창하고 깊고 빼어난 것은 낭야산(瑯琊山)이오,
산길로 6~7리 를 감에 점점 들리는 물소리가 잔잔하다가
두 봉우리 사이로 쏟아져 나오는 것은 양천(釀泉)이요,
봉우리가 돌고 길이 굽어 있는데 정자가 우뚝이 솟아 물가에 임해 있는 것은
취옹정(醉翁亭)이다.
정자를 지은 자는 누구인가?
산의 승려인 지선(智仙)이요,
정자의 이름을 지은 자는 누구인가?
태수가 스스로 이름한 것이다.
태수는 빈객들과 이곳에 와서 술을 마실 적에 술을 조금만 마셔도 곧 취하고
나이가 또 가장 높았다.
그러므로 스스로 호(號)하기를 취옹이라 하였으니,
취옹의 뜻은 술에 있지 않고 산수의 락(樂)이 있으니,
산수의 낙(樂)을 마음에 얻어 술에 붙인 것이다.
若夫日出而林霏開하고 雲歸而巖穴暝하야 晦明變化者는
山間之朝暮也라. 野芳發而幽香하고 嘉木秀而繁陰하며
風霜高潔하고, 水落而石出者는 山間之四時也라.
朝而往하고 暮而歸에 四時之景이 不同而樂亦無窮也라.
해가 뜸에 숲에 안개가 개이고 구름이 돌아감에 바위 굴이 어두워져
어둠과 밝음이 변화하는 것은 산간(山間)의 아침 저녁이요,
들꽃이 핌에 그윽한 향기가 풍기고 아름다운 나무가 빼어남에 무성한 그늘이 지며,
풍상(風霜)이 고결(高潔)하고 수위(水位)가 떨어져 바닥의 돌이 드러나는 것은
산간의 사시(四時)이다.
아침에 가고 저녁에 돌아옴에 사시의 경치가 같지 않으니, 락(樂) 또한 무궁하다.
至於負者歌于塗하며 行者休于樹하고 前者呼하면 後者應하야
傴僂提攜하야 往來而不絶者는 滁人遊也라.
臨溪而漁하니 溪深而魚肥하고 釀泉爲酒하니 泉冽而酒香이라.
山肴野蔌이 雜然而前陳者는 太守宴也라.
宴酣之樂은 非絲非竹이라. 射者中하며 奕者勝하고 觥籌交錯하야
起坐而훤譁者는 衆賓歡也라.
蒼顔白髮이 頹乎其間者는 太守醉也라.
已而夕陽在山하고 人影散亂은 太守歸而賓客從也요
樹林陰翳하야 鳴聲上下는 遊人去而禽鳥樂也라.
然而禽鳥知山林之樂이오 而不知人之樂하고 人知從太守遊而樂이오
而不知太守之樂其樂也라.
醉能同其樂하고 醒能述以文者는 太守也라.
太守爲誰오? 廬陵歐陽修也라
짐을 진 자가 길에서 노래하고 길을 가는 자가 나무 그늘에서 쉬며,
앞에 가는 자가 부르고 뒤에 따라가는 자가 응답하여 <늙은이는> 허리를 구부리고
<어린이는>손을 잡고서 왕래(往來)하여 끊이지 않는 것으로 말하면
저주(滁州) 사람들이 노는 것이요, 시냇가에 임하여 고기를 고기를 잡으니
시내가 깊어 고기가 살찌고, 샘물을 길어 술을 만드니 샘물이 시원하여 술이 향기롭다.
산의 과일과 들의 나물들을 뒤섞어 앞에 진열한 것은 태수의 잔치이니,
잔치를 베풀어 술마시며 즐기는 것은 현악기도 아니오 관악기도 아니다.
활을 쏘는 자는 맞히고 바둑을 두는 자는 이겨서 벌주를 먹이는 술잔과 술잔을 세는
산대가 이리저리 교차(交錯)하여 일어났다 앉았다 하며 떠드는 것은
여러 손님들이 즐거워 하는 것이오.
창안 백발(蒼顔白髮)로 그 사이에 쓰러져 있는 것은 태수가 취한 것이다.
이윽고 석양이 산에 있고 사람의 그림자가 산란함은 태수가 돌아감에 빈객(賓客)이
따라감이요 나무 그늘이 어두워짐에 우는 새소리가 오르내리는 것은
놀던 사람들이 돌아감에 산새가 즐거워하는 것이다.
그러나 새들은 산림의 즐거움만 알고
사람의 즐거움은 알지 못하며,
사람들은 태수를 따라 놀면서 즐거워할 줄만 알고
태수가 그 즐거움을 즐거워 하는줄은 알지 못한다.
취해서는 그 樂을 함께하고 깨서는 글로 기술하는 자는 태수이니,
태수는 누구인가? 여릉 구양수(廬陵 歐陽修)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