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漢詩函

가시리 가시리잇고....

bsk5865 2010. 11. 7. 13:42

  2010년 11월 07일 일요일, 12시 28분 05초 +0900
 
                                   가시리 가시리잇고....

 

이의방(이성계의 6대조)이 산원(친위장교)시절 궁궐 후원에서 어느 궁녀의 미색에

 첫눈에 반해 애정고백을 한다.그때 궁녀는 "황궁의 주인만이 나를 취할수있다"는

 말을 남기고 총총히 사라진다.

 

경국지색의 무비였으나 이의방의 출중한 기백에 끌려 후궁과 친위장교였던

두사람은 이루어질수없는 사랑을 가슴에 묻어둘수밖에 없었다.지난 십수년의

황궁생활동안 노비로서 의종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살아남았던 그녀가 터득한

 경륜이 이의방에게 큰 힘이 되는것이다.

 

공예태후는 왕실을 장수의 힘에 의존했던 무신정권시대라 벽상공신 이의방에게

동기인 임씨를 맡겼으나 예전부터 임씨가 정중부의 아들 정균과 가까이 지내고 

온것을 안 무비는 "長江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는것을 어찌하오리까?

세상에 조강지처 외에는 어떤 여자도 조심하시오"라고 하였으나 이미 이의방은

정균과 승려 종참에게 살해 당할 위험에 빠져있었던것이다. 

 

지아비인 의종은 세상을 떠났고,임씨에게 빼았긴 사랑에 허탈해 있던 무비는

어느날 적성이 떨어지는 꿈을 꾸고  이의방에게 전갈을 보냈지만 이미 시해당한

뒤였다.저자 거리에 방치된 이의방의 시신을 거둬준 무비는 머리깎고 출가함으로써 세상과 인연을 끊는다.

 

그것이 왕의 애첩이자 왕을 시해한 권력자를 연인으로 두었던 슬픈 여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이의방의 시신은 하염없이 불타고 있는데 무비가 눈물 흘리며 읊은 詩가 바로 아래의 詩이다.역사의 진실은 한편의 드라마이기기도 하다.

 

 가시리 가시릿고

 바리고 가시리잇고

 날러는 엇디 살라하고

 바리고 가시리잇고

 잡사와 두어리 마나난

 선하면 아니 올셰라

 셜온님 보내압노니

 가시는듯 도시 오쇼셔

 

 님을 보내는 서러움이 절제된 가운데에도

애처럽게 스며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