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漢詩函

님의 침묵(沈默) -韓龍雲

bsk5865 2011. 1. 1. 09:24

  2011년 1월 01일 토요일, 08시 46분 31초 +0900
님의 침묵(沈默) -韓龍雲
瑞村. | http://cafe.daum.net/enkamom/95QK/3740 

 

 

 

 

 

 

님의 침묵(沈默)

                   -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指針)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

 

 

. 한용운의 작품세계
작품 세계 그의 생애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우리 문단사에 흔히 보이는 단순한 서정 인이 아니요, 일생을 종교적 구도 정신과 조국 광복에의 염원을 안고 살다 간 인입니다. 따라서 그의 또한 이러한 차원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입니다.
만해는 '님의 침묵'(1926)에서 님이 침묵한 대(일제 식민 대)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불교적 자세로 노래하여 독특한 서정의 세계를 개척하였습니다. 만해의 는 퇴폐와 감상이 주조를 이루던 1920년대의 단에 매우 귀중한 업적으로 평가됩니다. 특히, 1920년대 중반부터 이 땅을 휩쓸기 작한 계급 문학의 구호에 빠져 들지 않고 독자적인 의 영역을 개척함으로써 한국의 내면적 깊이를 더했으며, 의 언어적 방법을 확립하였습니다.
그의 세계를 한 마디로 대표할 수 있는 말을 찾자면 '님'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때 '님'이란 부처도 될 수 있고 조국이란 뜻도 될 수 있으며, 그 밖의 모든 절대적 존재를 가 리키는 말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
 

                                                                           소담엔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