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낸사람 : 호당 14.05.23 07:22
은행나무의 숨결 (鳳城鄕校)
은행나무 숨결 (*봉화향교 뜰에서)
호 당
400여 년을 지켜보았다, 영고성쇠는 있는 법
누구나 꽃 피는 시절은 겪었으리라
지금 세월에 쌓이고 쌓여 곳곳에 멍과 옹이다
몸이 성한 곳보다 해진 곳이 더 많다
명약으로 버틴다
빈집처럼 곳곳이 문어 내리고 이리저리 거미줄에
쥐들 낙원이 되어버린 듯한 내 몸 곳곳에
구멍이 입 벌리고 있어
빈집 아궁이에 불 지펴 봐라, 어느 틈이든지
연기는 셀 거야 그것이 바로 나다
살아온 세월에 원망도 한도 없다
아직도 봄 되면 약간의 이파리 피고 가을이면
열매 맺는다
명의 의술이 명을 연장하고 있어
좋은 세상 맛보고 있잖아
머리카락 듬성듬성, 이빨은 빠트린 글자 획,
귀는 먹통, 눈은 황사 낀 날씨, 어눌한 말이
이빨 틈으로 센다
내게 고운 살갗 대면 지나온 내력을 더듬을 수 있어
세월이 내 진을 훑어가서 숨차지만, 아직 견딜만해
**향사 享祀를 치르고 꼭꼭 내 몫 챙겨주지
장수는 날 두고 말해, 내 숨결은 아직 카랑카랑하다.
*세종때 설립하였으며 14대 선조12년(1579)에 중건,
지방관학으로 존속,
** 향교에서 공자의 탄신일(음 8.27)을 기해 석전
(釋奠)을 봉행(奉行)한다.대성전에는 5성(五聖),
우리나라 18현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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