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漢詩函

故鄕 (아카시아 꽃잎 함께 따던 순이는..)

bsk5865 2011. 4. 12. 09:42

보낸사람 : 엔카 컴나라 운영자 11.04.12 09:29

 

故鄕 (아카시아 꽃잎 함께 따던 순이는..) -유응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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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향 
                                  

          -유응교

  

지리산 왕실봉아래
아늑한 터 있어
대나무 숲아래
초가하나 있었지
 
앞에는 오봉산이
언제나 의좋게 앉아 있고
그 아래 섬진강이
세월을 씻어내고 있었지
 
동구밖에서도 우람차게 보이는
그 크고 높은 느티나무는
어린시절 나의 꿈을 키워주던
늘 푸른 그늘로 서 있었지
 
낮은 토담아래
접시꽃 씨를 뿌리시던
어머님은 지금 어느메서
또 다른 씨를 뿌리실까...
 
상추쌈 만들어
검은 보리밥 들게 하시던
할머니는 지금 어디에서
상추를 솎아내고 계실까
 
앞마당 대숲가에 흐르는
시리고 맑은 물은
오늘도 쉼없이 흘러가는데

 

아카시아 꽃잎을
함께 따던 순이는
어느 하늘아래
꿈을 키워가고 있을까

 

뒷동산에 올라
먼데 하늘가에 피어나던
구름을 바라보며
놓아 먹이던 소를 찾아
해질녘 돌아오던 고향길은
풀섶에 우거져 보이질 않는데
밥짓는 저녁 연기도 이제는
사라진지 오래인데

 

어디선가 뻐꾸기 울음소리는
옛일처럼 들려온다.

  

                                           *****

  

 시인은 “아침 이슬을 머금고 있는 한 송이 붉은 장미를 보거나 아카시아 숲길을 거닐때, 바람결에 실려오던 향기를 맡으면서 꽃의 아름다움과 그 향기로 인하여 꽃처럼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없을까를 생각하다가 꽃에 대한 시를 써보기로 작정했다”고 밝혔다.

아름다운 사회를 위해 꽃을 선물하고 시집을 선물하고 아름다운 음반을 선물하자는 시인의 꿈이 조금씩 실현되는 것 같아 흐뭇하다고 덧붙였다.

 

시집에는 감꽃 개나리꽃 과꽃 구절초 금낭화 동백꽃 모란꽃 물망초 백일홍 벚꽃 봉선화 산수유 수선화 아네모네 옥잠화 등 73종의 꽃이 시가 되어 들어왔다.

꽃은 시인에게 눈물이고 이별이고 슬픔이며, 사랑이다. 시에 등장하는 꽃말과 꽃에 얽힌 전설도 부록으로 함께 실었다.

 

“아름다운 꽃들이 짧은 세상을 살다가 지듯이 우리의 인생도 짧으니 꽃처럼 아름답고 향기로운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시인은 하염없이 흩날리는 벚꽃을 보며 이런 흩날리는 벚꽃을 보며 이런 상념에 젖어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