回顧輯草案

변장한 모습 [湖 堂]

bsk5865 2016. 10. 12. 14:59

변장한 모습 [湖 堂]   호당

12.05.19 07:23

 

변장한 모습  湖 堂

 

나를 키워낸 어머니 인

부랭이 고을을 바라본다

살던 잔해까지 말끔히

치워버린 그리움들

구미를 끌지 못하는

반찬 없는 싸늘한 식은 죽

바라보듯 한다

관력으로 망가뜨려 놓은 일

속수무책

어이없이 멍하니 바라본다

 

띄엄띄엄 옹기종기 모인

그리움이 있어 불끈 힘이

솟아 내닫던

그런 힘이 일가친척에 얽힌

정서 때문이었는데

이제는

김빠진 맥주를 쏟아버린 것 같다

 

추억을 묻고

내 정서까지 묻은 것을

뿌리째 뽑혀 버렸어도

언제 그런 일 있었냐고

입 다물어도

절대로 지워지지 않는다

굴착기 거대한 기계들

고향을 도마에 올려놓고

난도질해

어떤 모습으로 요리하려나

 

천천히 변장한 모습으로

어머님의 치마폭을

재단한다

자연은 변한다

그래도

묻은 정서는 변하지 않는다....湖堂 朴勝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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