回顧輯草案

탈줄 모르는 자전거 끌고 [정미기.부싯돌]

bsk5865 2020. 4. 27. 14:06

탈줄 모르는 자전거 끌고 [정미기.부싯돌]


큰 형님은 손 재주뿐 아니라 기계류도 잘 만지셨다. 엔지니어[engineer]의 유전자를

지니고  태어난 듯 했다. 버린 벽시계. 고물 괘종시계 따위도 분해하고  다시 조립하고

시간이 잘 안맞으면 그  시간조절도  잘 하셨다.


그 때 정미기[精米機]가 농촌을 다니면서 정미[精米]해 주고 수수료를 받곤 했는데

정미기에 모두 관심이 많았다. 이동식 간이정미소인 셈이다. 이동에 많은 노력[勞力]이

필요해 불편했지만 단시간에 정미[精米]가 되는 편리함에 이를 모두 선호[選好] 했었디.


그 중에 발동기가 신기했고 특히 수동으로 큰 바퀴를 돌려 시동[始動]케 하는 그 웅장

폭발력이 놀라왔다. 동시에 기름이 타서 품는 연기와 냄세 까지 좋았다.

문명리기[文明利器]를 접할 수 없었던 어릴 때의 큰 구경꺼리였던 추억들이다.


그 관심의 발동기가 시동이 잘 안 걸릴때 고장수리도 형님의 손을 거치면 고쳐젔으니

놀라운 일이였고 모두 혀를 차며 이 일을 인정해 주었었다.


또 큰 형님은 어느 해 자전거 중고품을 구해 와서 늘 뜯고 고치고 하면서 타고 다니셨

다. 아버지는 그것을 보기 좋아 하셨고 내심 자랑꺼리였을 것이다. 시대에  자전거

가 집에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비록 폐품에 가까운 고물이었지만.....


내가 국민학교 다닐 때 가정환경조사에서 "집에 시계 있는사람?' 한 두 사람이  손을

들면 모두 부러운 듯이 탄성이 나왔던 시절이었으니까...


이렇게 아버지의 최대 관심사였던 귀중품인 자전거를 어느 날 부석의 친척분이 빌려

타고 가서는 연락해도 돌려주지 않았다. 사실 폐품에 가까운 고물 자전거를 먼길 타고

간다는 것도 무리였을 것이다.


몇번 집안에서 걱정 하시는 것을 듣고 있었는데 더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다고 작심하

셨는지 집에서는 말씀도 안하시고 어느날 걸어서 부석까지 가셨고 그리고 그 자전거를

 찾아가지고 해질 무렵 돌아오셨다.  기진맥진한 어른의 모습에 모두가 놀랐고 한 편

송구 한 마음에 몸 둘바를 몰랐었다.


오시는 길  점심 때가 훨씬 지나서는 얼마나 시장하셨을까....그래도 주막에 들러 요기

라도 하셨을까....요기는 못 하신것 같았다. 그 옛날 술 한 잔에 5전(錢)했던 오전잔에

 막걸리라도 한 잔  드셨을까...

하고 지금 먼 하늘 바라보며 생각해 봤었다.


특히 그 시대에 담배란 없어서는 못살것 같았던 어른들의 기호품! 긴 담뱃대에 담배를

꾹꾹 눌러 채우고 피우시며 쉬염쉬염 오셨으리라....

석냥도 귀했던 시절이었으니 이는 아예 포기하고 야외용 "부싯돌" 이란 것을 가지고

다녔었다.

발화[發火]는 차돌과 쇠붙이의 강한 마찰로 튀는 불꽃을....착화[着火]의 매개물[媒介

物]은 주치(야생 넓은 잎의 식물)를 건조시켜 비벼 섬유질만 뭉친것...담배 피우기 위

해서는 이런 것들을 출타시 필수품으로 갖추고 허리에 차고 계셨다.


자전거는 탈 줄도 물론 모르시고  끌 줄도 모르시는 어른이 그 먼 길을 어떻게 오셨을

까?  무개 중심울 잡을 수 없어 너머지는게 예사인데........아마 자전거를 만져 보는것

처음일 어른인데.....

더구나 갓 쓰시고 두루마기 차림으로 안 너머지려고 용을 쓰시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옮기시는 모습을 상상해  보시라.....오시면서 얼마나 너머지고 일어서고 하셨을까....


자전거를 끌줄도 모르시는 이 촌로 [村老]의 모습을 자나가는 사람마다 봤을 것이다.

저 마다 속으로 웃어가며 그 사연이 궁금했겠지!

이 때 경찰관을 만났다면 검문을 받았을 것이다. 도중에 겪으신 말씀은 안 하시기에

 이상한  상상만 했을 뿐이다.


오직 자식 사랑하는 마음과 내 물건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앞섰고 당신  몸의

수고로움 따위는 뒤로한 따듯한 내면을 보여 준 것이기에 지금 생각해도 머리가

숙여진다.

손수 찾아오신 자전거를 본 큰 형님의 마음도 이와 같이 복잡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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