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내외에게 노구(老軀)를 의탁(依托)하고
내 인생 말년에 대구에 같이 남은건 막내 식구 뿐이다. 급하면 먼저 기별할 곳도 막내
내외 뿐이다.
늙어서 자식들과 같이 산다는 것은 옛날엔 당연시(當然視)했지만 지금 이것을 누리고
사는 늙은이는 아마 하늘이 주신 복(福)이리라.....
누구나 늙어보면 자식의 그늘이 그리워진다. 더구나 최고령(92세)에 이르러서야 늘 앞날
의 불안을 안고 하루 하루를 넘긴다.
맏딸이 2015년 12월에 서울로 떠난 이후 막내가 그 짐?을 맡아서 많은 수고를 했고 고마
왔다. 지금도....앞으로도....쭉.....
날이 세면 기다리는 것은 자식들의 안부 전화다. 그 전화를 받은 날은 안사람의 표정이
밝아지고 그러한 광경을 바라보는 나 또한 즐겁다. 무엇 보다도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 건강이고 이에 큰 도움이 되니까.....
그 동안 어려운 고비도 몇번 겪었다. 후에 병인(病因)이 밝혀져 안심은 했지만 심한 건망증
이 치매 초기 증상인줄 알고 얼마나 당황하고 슬퍼하고 앞날에 닥칠 불안에 잠을 이루지 못
하면서 내 인생 말년을 한탄 했었다.
이런 일이 일어나기전에도 어렵던 고비가 있었다. 2019년 여름이 끝날 무렵 부터 지병인
소화불량 증세와 미열이 있어 체력이 떨어지고 무기력 상태가 계속됐었다. 막내 내외와 걱정
끝에 환경을 바꿔보자고 황금동으로 데려갔다. 약 2주간 치료와 요양을 하다가 돌아와 점차
호전 됐었다.
2020년에 와서는 5월과 10월 두번이나 날짜도 황금동 전화번호도 기억 못하는 아주 심한
건망증에 시달려 식구 모두의 걱정이 됐었다. 서울서 모두 한차례 다녀 가기도 했고......
먼저 확실한 검사를 해보려고 막내 내외와 의론했다. 1차로 반야월 연합병원의 검사를 받아
보자고 황금동으로 이동 했었다.
병원에서 뇌촬영 검사를 받았다. 긴장, 초조, 불안에 뛰는 가슴을 안고 기다렸다.
"뇌는 아무런 손상 없이 정상이고 영양부족으로 뇌의 활동에 지장이 왔다."는 고마운 진단
이 나와 그 순간 하늘을 날으는 기분이었고 비로소 안심이 됐었다.
김서방은 이 기쁜소식을 서울 식구들에게 급히 알렸고 검사 진단 비용 일체도 부담해 주어
서 고마왔다.
그로 부터 1주일간 황금동에 머물면서 치료하고 돌아 왔었다.
그 후 식생활에 신경 쓰고 본인도 이에 노력해 지금은 살이 새로 올라 근육이 탄탄해 짐과
동시에 건망증 같은건 자연 소멸 됐고 정상으로 돌아왔다.
반야월 병원 안원장이 나에게는 잊을 수 없는 명의였다. 그 후 소화를 돕는 약의 처방은
계속 받고 있으나 진료비는 안받기에 고맙고 미안했다. 이 모두가 김서방 그늘에서 이루어
진 일들이다.
일생을 통해 병력(病歷)을 보면 심인성(心因性)인 경우가 많다. 마음 먹기에 따라 병을 막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천성(天性)이기에 어찌할 수 없는것 같다. 걱정 안해도 될것을 걱정하고
신경에 거슬리는 일은 오래 기억하고 괴로와 하고........
이렇게 막내 식구의 보살핌속에 어려운 고비도 잘 넘겼다.
반찬 걱정을 덜어 주려고 수시로 보내온다. 늘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김서방은 자주 외식
초대를 해주어 기쁜날을 만들어 주었었다.
2019, 11월 거제도를 찾아 바다의 진미를 고루 맛 보았고 바다와 육지가 잘 어울린 곳에 있는
"대명 콘도"에서 1박 했었다. 그 밤의 멋진 풍광들과 거가대교를 달리며 본 장관이 기억에 남아
있다.
늦게 배운 휴대폰이 늙은이에게도 유익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의 조작에 재미를 붙이고
이를 이용한 소통의 즐거움 속에서 살고 있다.
기능의 미숙으로 미궁에 빠졌을때 이를 구해 주는 식구가 곁에 있어 든든했다. 그것은 이 방면
에 도통한 박식의 손자 주성이가 있어 늘 편의를 본다.
오래 살다보니 "코로나 19"란 세계적 유행병속에 자유를 구속당하면서 살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방 백신을 맞기 시작 했지만 그 부작용이 있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리 내외도 2021, 5, 31, 1차 접종, 6, 21, 2차 접종을 마쳤다. 접종할 때 마다 가족들의 염
려가 컸었다.
배신접종을 마쳤으니 주말에 외식하자고 기별이 와 있다.
경과를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서도 기다림이 있어 마음은 즐거웠다.
더 늦기 전에 고향 순례와 친척들과 상면 기회도 만들어 보기로 했고, 가망 없는 해외여행
이지만 권고를 받기도 해 실행 불가능한 일이라도 마음은 즐겁다.
무엇보다도 우리들 건강을 늘 걱정해 주는 마음이 참으로 고맙고 감동적이다.
항상 외부활동이 많아 시간애 쫓기는 생활가운데서도 우리 내외의 자리는 준비돼 있어
이에 의탁하면서 든든한 가운데 여생을 보내고 있다.
다만 늙어 감에 삶의 질이 떨어짐을 슬퍼하면서.........
2021,6,23, (2차 백신접종 3일째 날에.......들길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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